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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보단 끝
입력 : 2024-03-18 오후 6:44:44
TV-OTT 화제성 1위, 아마존프라임비디오에서 K드라마 최초 글로벌 일간 TV쇼 순위 1위에 오르는 등 글로벌 팬층까지 섭렵했다는 화제의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주말에 봤습니다. 생에 두번째 기회가 주어진 여주인공이 수동적이었던 전생을 뒤로하고 인생의 중요한 순간으로 돌아가 자신의 운명을 적극 헤쳐나가는 성장물인데요. 불륜, 살인 등 막장드라마적 요소에 로맨틱코미디, 회귀 등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접목시켰습니다. 한마디로 대중들에 인기있을 만한 것은 몽땅 때려넣은 느낌이었습니다. '이래도 맛이 없어?'라고 외치는 것 같았는데요. 한줄평을 남기자면 '1화가 제일 재미있다'입니다. 
 
특히 K드라마가 가진 한계가 여전하다는 생각이 들어 몇 가지 짚어 보겠습니다. 우선 기존 살인, 불륜 등 막장드라마 소재는 기시감이 너무 크게 들었습니다. 학교 폭력을 다루고 생모가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해 주인공을 궁지에 몰아넣는 스토리에서는 더글로리가 떠올랐고, 청부살인, 재벌 남자친구가 구세주처럼 매 순간 도와주는 장면은 펜트하우스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장면과 스토리들을 줄줄이 엮은 듯한 느낌들은 몰입감을 저해하더군요. 특히 주인공이 스스로 자신의 역경을 극복하겠다는 포부를 선포했음에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해결사로 등장하는 백마탄 왕자님은 전형적인 신데렐라 스토리를 떠올리게 하는 등 클리셰가 많이 보였습니다. 
 
특히 뒷심이 부족한 것도 K콘텐츠의 고질병이 아닐까 싶습니다. 메인 빌런을 뒤로 하고 극 후반부에 갑작스럽게 새로운 빌런이 등장했지만 극의 전체 줄거리와 겉도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해당 배역을 연기한 가수 보아의 연기력에 대한 비난도 거센데요. 오죽하면 보아 '가수 인생 최대의 오점'이라든가 'SM엔터에도 불똥이 튄다'는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설명충적 연출도 K콘텐츠에서 자주 보이는 한계입니다. 이미 나온 장면에 대해 주인공들이 다시 한번 입으로 읊어주면서 설명을 반복하는 장면들인데요. 시청자들의 이해 수준이 높은 요즘, 굳이 분량을 늘일 필요가 없다면 여백의 미를 통한 연출이 훨씬 더 간결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tvN 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 (사진=tvN)
윤영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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