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대표적인 '강성 친명(친이재명)계'인 양문석(경기 안산갑) 민주당 후보의 막말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습니다. 양 후보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실패한 불량품'에 빗대 비하한 전력이 드러나면서 공천 막판 민주당 '사천 논란'에 기름을 부었는데요. 특히 민주당 공천 과정에서 양 후보가 도덕성 0점을 받았지만 경선에서 승리, 논란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양 후보는 공천 면접 과정에서 자신의 '수박'(겉은 민주당·속은 국민의힘 의미의 비이재명계 비하 은어) 발언에 대해서도 "뭐가 문제냐"며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덕성 최하 받은 '양문석'…전체회의서 2인 경선 결정
19일 민주당 복수 관계자에 따르면 당 공천 심사 당시 공관위 산하 도덕성검증소위는 양 후보의 도덕성 점수를 0점으로 하기로 내부 의견을 모았습니다. 공관위원들은 면접 때 총 100점 중 40점(청년·신인·여성·장애인)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에 대해 평가를 하는데요. 60점은 총 5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이 중 도덕성은 10점입니다.
하지만 도덕성검증소위 이후 진행된 전체회의에서 돌연 '2인 경선'을 하기로 결론을 내렸습니다. 도덕성 0점을 받은 양 후보는 친문(친문재인)계 핵심인 전해철 의원을 꺾고 공천권을 따냈습니다.
당 지도부 내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공개 반발이 터져 나왔습니다. 앞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서 "공관위 내에서도 공관위원들이 상당 부분 문제제기를 했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공관위 차원에서 정리가 제대로 안 된 것은 저는 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며 "제가 알기에는 공관위 내부에서 상당히 논란이 있었고, 도덕성 문제에 대해서 특히 외부위원 여러 명이 거의 최하점을 주고, 사실 경선 자격 주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고) 얘기한 분이 많이 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공관위에서 논란 끝에 그냥 통과가 됐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도 일부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양문석 막말' 논란에…김부겸 "도 넘었다"
양 후보의 논란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그는 전 의원을 '수박'이라고 불러 당내 징계를 받은 바 있습니다. 수박은 겉은 푸르고 안은 빨간 것처럼 외부적으로는 푸른색이 상징인 민주당 소속이지만 내부는 상징색이 빨간색인 국민의힘 성향이라는 의미의 별칭인데요. 주로 이재명 지지자들이 비명계 정치인들을 지칭할 때 사용합니다.
이 점이 면접 과정에서 제기되자 양 후보는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에 대해 김부겸 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양 후보의 노 전 대통령 비하 발언에 대해 "도를 넘었다"며 "극단적 언어를 쓰면서 조롱하고 비아냥대고 모멸감을 주는 표현을 하는 게 정상적이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후보에 대해 재검증을 요청한 상태"라고 했습니다.
양 후보가 끝내 공천장을 쥐자, 당 안팎에선 "고무줄 잣대냐"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기동민 의원은 도덕성 소위의 의견이 받아들여져 '컷오프(공천 배제)' 당했습니다. 김영주 전 국회 부의장도 공직자 윤리에서 0점을 받아 하위 20%에 포함됐습니다.
양문석 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가 18일 오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