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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가 공식적으로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을 선언하며 코로나19 진단키트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을 이뤘던 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급격히 감소하는 진단키트 관련 매출을 상쇄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적 공백을 메우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이에 <IB토마토>는 진단키트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신사업 개척 등 생존 전략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바디텍메드(206640)가 격변하는 진단 기업들 사이에서 나홀로 비단길을 걷고 있다. 엔데믹에도 면역진단 기기의 수요가 늘고 있으며, 동시에 보완재인 면역진단 카트리지 매출도 회복되면서다. 바디텍메드는 주력 제품의 공급 확대와 함께 전 세계로 유통망을 늘릴 복안이다.
바디텍메드 본사 전경.(사진=바디텍메드)
엔데믹에도 '진단'으로 고공행진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텍메드는 지난해 28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엔데믹 전환으로 진단 기업들이 실적 악화를 겪는 가운데 바디텍메드는 홀로 흑자를 유지했다.
앞서 바디텍메드는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6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상장 이래 최대 실적을 낳았다. 그러나 바로 다음해인 2021년 519억원으로 소폭 줄고, 2022년에는 247억원으로 반 토막 났다. 이 가운데 엔데믹이 선언된 지난해에 실적 개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바디텍메드가 영업이익을 개선할 수 있던 이유는 면역진단 기기의 수요가 팬데믹 수준으로 복귀해 외형성장을 이뤘기 때문이다. 실제 바디텍메드는의 지난해 매출액은 1342억원이다. 직전연도(1181억원) 대비 13.63% 늘었으며, 코로나가 가장 심했던 2021년(1577억원) 매출 규모로 돌아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면역진단 기기의 개별 매출은 179억원이다. 2020년 207억원 수준에서 2021년 144억원, 2022년 135억원을 거쳤지만, 해외 신규대리점 발굴을 통해 개선되고 있다는 게 바디메드 측의 설명이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면역진단 기기 매출 확대에 대한 <IB토마토>의 질문에 "매출 확대를 위해서는 대리점 영업망 확충이 기본적으로 진행되는데, 현재도 각 국가별 신규 대리점 발굴을 지속하고 있다"라며 "기본적으로는 영업망 확충을 위해서는 경쟁자 제품 대비 우수한 품질 확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가장 신경 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바디텍메드의 매출이 확대될 수 있었던 더 큰 이유가 있다. 면역진단 기기의 보완재인 면역진단 카트리지의 수요도 덩달아 늘었기 때문이다. 바디텍메드의 주력 제품인 면역진단 기기 '아이크로마'에 심근경색, 비타민, 암 등의 질환별로 카트리지를 호환하면 빠르게 결과가 나온다. 면역진단 기기 한 대만 있어도 수십 개의 카트리지 수요가 수반된다.
면역진단 카트리지의 개별 매출을 살펴보면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면역진단 카트리지의 매출액은 1118억원으로, 직전연도에 971억원을 달성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늘었다. 면역진단 기기의 매출이 증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카트리지의 수요도 늘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바디텍메드의 재고자산 회전율도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바디텍메드의 지난해 재고자산회전율은 4.3회다. 2021년(5.49회) 수준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2022년(3.67회)보다 재고가 빠르게 팔리고 있다.
동물·중국·브라질, 삼박자로 해외서 활로 찾기
이 같은 상황에서 바디텍메드는 수요가 높은 해외를 중심으로 유통망 확대해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전략이다. 바디텍메드는 인도공장 설립을 통해 가동량을 늘리고 세 가지 신사업을 통해 내년부터 본격적인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바디텍메드는 올해부터 더해질 신사업 모멘텀으로 반려동물 진단 사업·중국 기초의료개혁 사업·브라질 약국체인 사업 등 세 가지 신사업을 꼽았다. 현재 세 가지 사업 모두 시장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바디텍메드는 어느 정도 준비를 마친 상태다.
먼저 반려동물 진단 사업으로는 동물 진단 키트를 구상하고 있다. 이미 보급을 마친 바디텍메드의 진단장비와 호환되는 키트다. 바디텍메드의 평균 판매 가격(ASP)보다 시장 평균 ASP(약 5달러)가 3배 이상 높기 때문에 유의미한 실적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중국 기초의료개혁 사업으로는 지난해 6월 단독 기초의료개혁 협력 업체인 조인스타와 만성질환(당뇨, 갑상선 등) 진단키트 반제품을 독점 공급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 만성질환 진단키트는 영업이익률(OPM)이 최소 50%에 달한다.
허선재
SK증권(001510) 리서치센터 애널리스트는 "빠르면 올해 1분기 보건센터향 제품 공급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내년부터 온기로 연간 매출 100억원, 영업이익 50억원 수준으로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브라질 약국체인 사업은 약 2700개의 약국을 보유한 기업인 RD사를 통해 진단장비를 보급하는 것이다. 지난 2022년 하반기부터 이미 보급이 시작됐으며, 지난해 약 700개 약국에 장비 보급을 완료했다. 바디텍메드는 올해 1000개 이상의 약국을 확보하는 걸 목표하고 있다.
이처럼 바디텍메드가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이유가 있다. 전체 매출 대부분이 해외 수출을 통해 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전체 매출 가운데 92.83%(1246억원)가 해외 매출이다. 코로나가 창궐했던 2020년(94.75%, 1366억원) 이후, 2021년(94.24%, 1486억원)과 2022년(91.29%, 1078억원)에도 대부분 수출을 통해 외형성장을 이뤘다.
바디텍메드는 해외 활로를 통해 외형성장을 목표한 만큼 가동률도 늘릴 계획이다. 2022년 인도 공장을 설립을 발표한 이래로 진행해 왔으며, 올해 준공 예정이다. 국내 생산 공장으로 생산량을 수용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해 비교적 생산 비용이 저렴하고 현지에서 바로 보급할 수 있는 인도를 거점으로 낙점했다.
특히 바디텍메드는 넉넉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빠른 시장 개척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기준 바디텍메드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유동금융자산 포함)은 762억원 수준이다.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영업활동현금흐름로도 지난해 343억원 만큼 유입돼 계속해서 플러스(+)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바디텍메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브라질 약국체인 사업은 2022년 10월부터 매출 기여를 시작했으며, 브라질을 비롯한 중남미·유럽 등 시장의 확대 흐름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라며 "중국기초의료개혁 사업은 10개 제품에 대해 중국 내 인허가를 준비 중에 있어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 인식은 가능하고, 반려동물 진단 사업은 현재 활발히 준비 중이며 올해 사업 가시화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