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와 재무 불안이 지속되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신용등급 강등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신용등급이 내려가면 회사채 발행 금리가 오르고, 이자 비용 부담도 더욱 높아져 유동성 위기에 대한 우려가 가중되고 있습니다.
2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현재까지 신용등급과 신용등급 전망이 하향 조정된 건설사는 GS건설, 대보건설, 한신공영, 신세계건설 등입니다.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정기평가를 통해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부정적'에서 한 단계 낮은 'A-/안정적'으로 변경했습니다. 지난해 11월 신세계건설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한 지 4개월여 만입니다. 기업어음 신용등급은 기존 'A2'에서 'A2-'로 낮춰졌습니다.
한신평은 공사원가 상승, 미분양 현장 관련 손실 등으로 인한 대규모 영업적자, 분양실적 부진에 따른 영업 및 재무적 부담, PF우발채무 리스크 증가 등을 평가요소로 삼았다고 밝혔습니다. 신세계건설은 2% 내외의 부진한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다 2022년 4분기부터 공사원가, 미분양사업장 관련 손실 등이 가중되면서 영업적자로 전환됐습니다.
지난달에는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가 GS건설의 장기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강등하고, 단기 신용등급을 'A2+'에서 'A2'로 내렸습니다. 지난해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 영향으로 GS건설의 재무부담이 크게 증가했고, 정부의 영업정지 처분 결정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등급 하향 요인으로 꼽혔습니다.
GS건설은 오는 4월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옵니다. 현금상환과 차환발행을 모두 고려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용등급 강등으로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서울 동대문구 한 주택재건축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대보건설의 등급 전망도 하향됐는데요. 한국신용평가는 대보건설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습니다. 현재 신용등급이 BBB-이지만 재무구조 개선이 더뎌질 경우 투기등급으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아진 것인데요. GS건설 등과 공동참여한 검단아파트 사고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에 따른 사업 및 재무적 변동성, 과중한 채무부담과 기투입 영업자산 회수 관련 불확실성 등이 감안됐습니다.
한신공영의 신용 등급도 하향 조정됐습니다.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수시평가를 통해 한신공영의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이같은 배경에는 원가 부담 확대에 따른 수익성 둔화가 주요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수익성 둔화로 자금조달 환경이 비우호적으로 변화하면서 PF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김현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PF관련 금융비용 상승으로 사업성이 저하된 미착공사업들이 착공으로 전환될 경우 건설사 영업 수익성 개선 시기는 더욱 지연될 수 있다"면서 "신규 착공 감소로 수익성을 개선할 만한 프로젝트가 부재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이태환 대신증권 연구원은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 이후 PF 시장에 대한 공포감이 재차 증가한 데다 지방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증가함에 따라 신규 착공이 위축돼 미착공 브릿지론이 누적되고 있다"면서 "6개월~1년 단위로 반복되는 PF 차환 리스크는 우려 사항"이라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