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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의 큰 별’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영면
향년 89세 숙환으로 별세…내달 2일 영결식
입력 : 2024-03-29 오후 7:29:50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 사진=효성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조석래 효성그룹 명예회장이 29일 향년 89세(1935년 생) 숙환으로 별세했습니다.
 
효성그룹 이날 서울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 명예회장이 영면했다고 밝혔습니다. 조 명예회장은 1982년 효성그룹 2대회장에 취임해 35년간 그룹을 이끌었습니다. 지난 2017년 건강상 이유로 은퇴했었습니다.
 
그는 고 조홍제 효성그룹 창업주 장남으로 1935년 경남 함안에서 태어났습니다. 일본 와세다대에서 응용화학을 전공하고 미국 일리노이 공과대학원에서 화공학 석사 학위도 받았습니다. 그러다 부친의 부름을 받고 1966년 효성의 모태인 동양나이론 울산공장 건설에 참여하며 본격적인 경영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효성그룹 경영 중에는 기술을 중시해 1971년 국내 민간기업 최초 기술연구소를 설립하고 스판덱스, 타이어코드, 탄소섬유, 폴리케톤 등 신제품 개발도 선도했습니다. ‘경제발전과 기업의 미래는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개발력에 있다’는 고인의 경영철학도 회자됩니다.
 
특히 ‘섬유의 반도체’라고 불리는 스판덱스는 조 명예회장이 연구개발을 직접 지시한 것으로, 당시 미국, 일본 등 일부 선진국에서만 보유하고 있던 스판덱스 제조기술을 1990년대 초 독자기술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는 타이어코드와 함께 오늘날 세계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효성그룹의 대표 제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2011년에는 한국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탄소섬유 역시 독자기술 개발에 성공해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육성해왔습니다. 이로써 1987년엔 금탑산업훈장도 받았습니다.
 
2007~2011년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을 맡아 재계에서도 선도적인 역할을 했었습니다. 전경련 회장 재임 당시 “물고기가 연못에서 평화롭게 노닐고 있는데 조약돌을 던지면 사라져버린다. 돈도 같은 성격이어서 상황이 불안하면 투자가 일어나지 않는다”며,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2000~2009년 한미재계회의 위원장, 2005~2014년 한일경제협회장도 맡아 민간경제외교도 솔선했습니다. 지난해 8월 일본과의 우호협력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제8회 한일포럼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또 2022년 서울국제포럼이 선장한 영산외교인상도 받았습니다.
 
조 명예회장은 재계에서 허례허식 없이 소탈한 경영인으로도 알려져 왔습니다. 겉치레로 격식 차리는 것을 좋지 않게 여겼고, 회장이라고 특별 대우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아 대부분의 일정에 홀로 움직였다는 전언입니다.
 
또 유족으로 부인 송광자 여사, 장남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 삼남 조현상 효성 부회장 등이 있습니다. 형제로는 조양래(차남) 한국타이어 명예회장과 조욱래(삼남) DSDL(구 동성개발) 회장이 있습니다.
 
장례는 효성그룹장으로 내달 2일까지 5일장으로 치러집니다. 이홍구 전 국무총리가 명예장례위원장을, 이상운 효성 부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습니다. 빈소는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되며, 영결식은 내달 2일 오전 8시 열릴 예정입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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