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4월 2일 11:0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지난 3월 투자은행(IB) 시장은 딜 가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주식자본시장(ECM)에서는 신규 상장 종목에 대한 금융당국의 엄정해진 정책 기조 여파로 예정됐던 일정이 미뤄졌고, 유상증자 또한 중형급 딜만 일부 진행됐다. 부채자본시장(DCM)의 경우 1월과 2월 이어진 발행 호조가 무색할 만큼 급감, 중형 증권사가 1건의 딜 주관으로 빅딜 주관 1위를 기록하는 기현상도 발생했다. 인수·합병(M&A) 자문 시장에서는 딜 가뭄 속에도 삼일PwC가 독식했다.
(사진=픽사베이)
IPO로 실적방어 NH, 1분기 ECM 종합 1위
<IB토마토> 집계에 따르면 2024년 3월 ECM 주관실적에서 IPO부문 1위는
NH투자증권(005940)이 차지했다. NH투자증권은 3월 한달 간 케이엔알시스템, 오상헬스케어, 엔젤로보틱스 등 세곳을 상장시키며 주관액수 660억원으로 선두에 섰다.
NH투자증권의 뒤를 이어 삼현의 대표 주관사를 맡은 한국투자증권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IPO명가'라는 명성이 무색하게 2월까지 단 한건의 상장도 진행시키지 못해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3월 600억원 규모의 신규 상장을 성공시키며 3월 주관실적에서 2위를 기록했다.
3위는 아이엠비디엑스의 상장을 단독 주관한
미래에셋증권(006800)이다. 3월에는 두계단 밀렸지만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상장으로 3월까지 누적 기준 IPO 주관실적 1위를 재탈환했다. 앞서 2월까지는 올해 첫 조단위급 시가총액 상장인 에이피알의 대표 주관사인 신한투자증권이 IPO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하지만 미래에셋증권이 325억원 규모 신규 상장 주관에 성공하면서 재역전을 이뤄냈다.
3월 국내 IPO 시장에선 금융당국의 깐깐해진 잣대로 기존 상장 예정 건이 잇달아 지연됐다. 디앤디파마텍과 민테크, 코칩 등이 3월 말에서 4월 초순 상장이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금융당국의 정정 요구로 인해 상장일정을 미룰 수 밖에 없었다.
유상증자에서도 딜 가뭄은 이어져 3월간 원팩과
유니슨(018000),
다원시스(068240) 등 단 세건만 발행 조건이 확정됐다. 발행 규모도 원팩이 485억원, 다원시스가 398억원, 유니슨이 308억원 규모로 중소형 규모 유상증자만 이어졌다.
이에 따라 3월까지 누적 ECM 주관 실적에선 3건의 중형급 IPO 실적을 쌓아 실적방어에 성공한 NH투자증권이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앞서 2월까지 1위를 기록한 KB증권은 ECM 실적에서 유니슨의 유상증자 건만 진행해 NH투자증권의 추격을 허용했다. 3위는 총 5022억원 규모 실적을 기록한 한국투자증권이 차지했다.
IB시장 딜 가뭄이 DCM에서 영향을 미쳤다. 3월 DCM 실적에선 신한은행의 4000억원 규모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발행을 주관한
교보증권(030610)이 주관실적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이 발생했다. 교보증권은 앞서 2월까지 리그테이블에서 순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하지만 이전 1위인 KB증권을 비롯한 상위권 증권사들이 최대 3000억원대의 주관에 그쳐 4000억원 규모 발행을 이끈 교보증권이 단 1건의 딜로 맨 앞에 서게 된 것이다.
교보증권의 뒤는 전통적인 DCM 강호 KB증권이다. 총 11건 3738억원을 주관했다. KB증권은 딜 가뭄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세아홀딩스(058650), 포스코이앤씨,
메리츠금융지주(138040) 등의 중형급 딜을 연이어 수주하며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총 9건 3527억원 규모 채권 발행을 주관하며 3위를 기록했고
키움증권(039490)이 총 3건 3500억원의 실적을 기록해 4위를 기록, 월간 단위 실적에서 처음으로 상위권을 차지했다. 키움증권은 KB국민카드의 공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에서만 2500억원 실적을 쌓았다.
인수실적에선 한국투자증권이 총 13건 4530억원 실적을 쌓아 1위를 기록했고 뒤를 이어 KB증권이 총 13건 3485억원의 실적으로 2위를 기록했다. 양 사는 주관 실적 건수에서는 동률을 기록했으나 한국투자증권이 1000억원 규모 신한은행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 인수에 참여하며 격차를 벌릴 수 있었다.
상위권과 중위권 실적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누적 실적에선 KB증권이 주관실적과 인수실적 모두 1위를 수성했다. 2위는 한국투자증권으로 앞서 한국투자증권은 인수실적에서 KB증권을 제치고 1위를 기록한 바 있고 3월 막판 채권 발행 수주로 격차를 좁혔지만 역부족이었다.
NH투자증권은 3위를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주관실적에선 2위인 한국투자증권과 격차가 100억원도 안 됐지만 인수실적에서는 1위 추격에 나선 한국투자증권에 밀리며 3위에 만족해야 했다.
중위권 다크호스로 성장한 신한투자증권은
SK증권(001510)을 제치고 주관실적과 인수실적 모두 4위에 안착했다. 앞서 SK그룹사의 자금조달에 참여하며 1월과 2월 실적에서 상위권을 기록한 SK증권은 SK그룹사의 자금 조달이 마무리되자 별다른 실적을 쌓지 못해 순위 경쟁에서 밀렸다.
뒤를 이어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016360), 키움증권이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이어갔다. 미래에셋증권의 약간위 우위 아래 키움증권이 삼성증권에 치열한 접전을 보였지만 주관 건수에서 키움증권이 삼성증권에게 밀려 각각 미래에셋증권이 6위, 삼성증권이 7위, 키움증권이 8위를 기록했다.
M&A 시장, 삼일PwC '독식'
1분기 M&A시장은 파리가 날릴 정도로 조용했다. 국내외 통틀어 다수의 시장 참여자가 자취를 감췄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M&A 시장의 화두가 될
HMM(011200) 매각 좌초로 시장에선 자금 조달 문제와 정치와 정책 이슈에 대한 리스크 회피 심리가 팽배했다.
이런 상황에서 M&A자문 시장은 삼일PwC이 독식했다. <IB토마토>가 집계한 2024년 1분기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잔금납입이 완료된 거래완료 건 기준 자문 분야에선 회계자문과 재무 자문 모두 삼일PwC가 1위다.
삼일PwC는 지난 1분기 3조2042억원의 회계자문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SKC가 추진한 두 건의 거래 자문이 실적을 이끌었다. 가장 큰 건수는
SKC(011790)의 SK피유코어 매각이다. 삼일PwC는 해당 거래에서 매각자문과 인수자문을 모두 맡았다.
뒤를 이어 딜로이트안진이 1조3199억원의 회계자문실적을 기록해 2위를 기록했다. 딜로이트안진은 3월 마지막주 PI첨단소재 딜을 성사시켜 막판 역전에 성공했다. 그 외 유진그룹의 YTN 구주 30%(3199억원) 인수 회계자문으로 실적을 쌓았다.
이어 삼정KPMG이 태웅메디칼 매각건과 KC그린홀딩스 매각건 인수 측 실적으로 2위, 아시아시멘트 건 등으로 실적을 쌓은 한영EY가 378억원으로 뒤를 따랐다.
재무자문에서도 삼일PwC는 SK피유코어 건으로 4020억원, 유진이엔티의
YTN(040300) 지분 인수에서도 매각 측 자문을 맡아 2조9236억원의 실적을 올리며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삼정KPMG다. 싱가포르 인프라 투자사 에퀴스(EQUIS)의 종합 폐기물 처리업체 KC환경서비스 인수건 매각 측 자문과 리벨리온 투자유치 자문을 맡아 5579억원의 실적을 쌓았다.
이어 통합UBS가 SK피유코어 딜 인수, 글랜우드PE에 자문 제공과 IMM PE의 유나이티드터미널 측 자문을 맡아 5539억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씨티증권과 BoA메릴린치가 각각 사조대림의 인그리디언코리아 인수 거래건 매각 측 자문, IMM PE의 유나이티드터미널 인수 거래에서 매각 측에 자문을 제공해 3084억원과 3032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