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대형 기자] 불법 정치자금 수수 및 돈봉투 살포 의혹으로 구속기소된 송영길 소나무당 대표가 또다시 재판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송 대표는 3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뇌물) 위반 등 공판에 출석하지 않았습니다. 송 대표는 지난 1일에도 "보석 기각으로 정신적 충격을 받아 심리치료가 필요하다"며 재판에 불출석했습니다.
앞서 송 대표는 지난 2일 변호인을 통해 "보석 청구 기각으로 참정권을 침해당했다"며 "저항권의 하나로서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에 돌입한다"고 입장을 냈습니다.
재판부 "4월15일에도 안 나오면 불출석 재판"
이날 재판에는 송 대표 측 변호인단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습니다. 재판부는 텅 빈 피고인석을 보며 "오늘 재판을 어떻게 진행할지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있었는데 피고인 측에서 한 명도 나오지 않아 엉망이 돼버렸다"며 "변호인들이 불출석하는 상황은 상상을 못 했다"고 당혹감을 드러냈습니다.
그러면서 "법정에 나와 자기의 억울함을 적극적으로 개진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사법시스템을 존중하는 태도"라며 "피고인 불출석 재판을 논의해봤는데 오늘까지는 공판 기일을 연기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송 대표가 계속해서 불출석을 고집하면 현재 수감된 서울구치소 측과 협의해 구인영장을 발부할 수도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습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심리적 불안도 선거 결과가 발표되면 어느 정도 완화가 될 것"이라며 "4월15일에도 재판에 나오지 않는다면 불가피하게 불출석 재판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습니다.
송 대표가 출석하지 않더라도 법원은 재판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277조의2항은 구속 피고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출석을 거부하고, 연행이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다고 인정될 경우 피고인 출석 없이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검찰 "상상할 수도 없는 특권···국민 모욕"
검찰은 이날 "송 대표의 주장을 정리해보면 '나는 대한민국 정치에 필요한 사람이고 선거운동을 해야 하는데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으니 재판을 거부하고 단식한다'는 것"이라며 "보통 국민은 상상도 할 수 없는 특권을 마치 맡겨놓은 물건 돌려달라는 것처럼 요구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피고인의 이런 모습은 단순히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 것을 넘어 형사사법체계 질서를 존중하고 따르는 국민들까지도 무시하는 모욕하는 것"이라며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송 대표는 외곽조직인 사단법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 7억6300만원을 수수하고,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6억6050만원이 든 돈봉투를 당 관계자에게 살포한 혐의로 지난 1월 구속기소됐습니다.
법원은 지난달 29일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고 보석을 허가할 상당한 사유가 없다"며 송 대표의 보석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기소 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옥중에서 창당한 신당 대회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대형 기자 april2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