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이지유 기자] 최근 '푸드테크(Food-Tech)'가 외식 업계에 빠르게 침투하고 있어 눈길을 끕니다. 로봇이 서빙부터 조리에 나서며 식품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관여하는 사례가 점차 잦아지고 있는데요.
푸드테크란 말 그대로 '식품(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 및 연관 산업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 4차 산업혁명 요소가 결합돼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을 뜻합니다.
푸드테크는 인력 기반이라는 인식이 강한 외식 업계에 새로운 신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입니다. 다만 고물가 기조에 커진 인건비 부담이 푸드테크 시장의 확대를 가속화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이머전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지난 2019년 2203억 달러(약 294조원)에서 오는 2027년에는 3425억 달러(약 457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에 주요 유통 기업들 약시 로봇 서비스 도입을 통한 푸드테크 시장 선점에 나서는 모습인데요.
우선 푸드테크 사업 확장을 대대적으로 강조한 곳은 한화입니다. 올해 2월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외식 부문 자회사 더테이스터블은 푸드테크 전문 기업으로의 재탄생을 위해 사명 자체를 '한화푸드테크'로 변경했습니다.
푸드테크는 한화그룹의 유통 서비스와 로봇 부문의 신사업 전략을 담당하고 있는 김동선 부사장이 공을 들이고 있는 주요 신사업 중 하나인데요. 한화푸드테크는 63레스토랑, 도원스타일 등 다양한 외식 브랜드 운영 경험에 한화 로봇 전문 계열사인 '한화로보틱스'의 기술력을 더해 푸드테크 시장을 적극 공략한다는 방침입니다.
롯데GRS도 다양한 푸드테크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매장 인력 효율화 작업에 나선 모습입니다. 롯데GRS는 지난달 자동화 튀김기 '보글봇' 적용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는데요.
네온테크사가 개발한 보글봇은 작업자의 원재료 투입 후 바스켓의 이동, 쉐이킹 작업 및 조리 완료 후 완전한 쿠킹 작업을 위한 기름 떨이 작업 과정을 로봇 스스로가 수행하도록 개발된 것이 특징입니다.
롯데GRS는 올 하반기 내 일부 롯데리아 점포에 보글봇과 패티 자동화 로봇인 '알파 그릴'을 함께 적용해나간다는 방침입니다.
지난달 단체 급식 시장을 주도하는 CJ프레시웨이도 푸드 서비스 자동화를 위해 한화로보틱스와 MOU를 맺었는데요. 이를 통해 CJ프레시웨이는 모델 검증과 현장 테스트 베드를 제공하고, 한화는 식음 서비스 관련 로봇 및 자동화 솔루션 개발에 나설 계획입니다.
그간 외식 업계는 조리사, 점원 등의 인력 기반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고, 푸드테크의 도입 역시 다소 더딘 감이 있었는데요. 최근 수년간 고물가 기조가 장기화하고 외식 업계의 인건비 부담 증가가 커지면서 푸드테크 시장이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영애 인천대 교수는 "과거에는 푸드테크를 개발하려 해도 기술이 부족한 부분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재는 기술의 발전으로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고물가로 고정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기에, 업계는 당연히 인건비를 감소시킬 만한 시스템 개발에 나서기 마련이다. 푸드테크 개발 속도 상승도 이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2024'에 참석한 김동선 부사장이 푸드테크 부스를 둘러보고 있는 모습. (사진=한화푸드테크)
김충범·이지유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