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LS전선이 최근 구리가격 상승세에도 수혜를 받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호조로 LS전선 모회사인 LS의 주가도 오름세를 보이는 모습입니다. 보통 구리는 전선 제조 원가의 80~90%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가격 변동이 전선 생산업체의 수익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다만, LS전선은 거래처와 연 단위로 대규모 전선 수주 계약을 맺어 구리 가격 등락에 따른 수익성 변동이 크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그럼에도 LS전선은 글로벌 전력 인프라 투자 확대 분위기를 타고 올해 수주잔고가 지난해(4조4000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관측됩니다.
11일 전선업계에 따르면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기준 구릿값은 톤(t)당 9484.5달러까지 올랐습니다. 작년 1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금액입니다.
이 같은 구리값 상승은 공급이 줄었기 때문입니다. 주요 구리 생산국인 파나마, 페루 등 대규모 광산이 폐쇄했고, 중국 제련소 역시 구리를 감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또 최근 미국과 중국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가 반등하면서 글로벌 제조업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반영된 것으로 관측됩니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의 상승으로 LS그룹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LS그룹 계열사인 LS전선과 LSMnM은 구리 가공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적 상승에 대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풀이됩니다. 업계 관계자는 "LS전선은 연 단위 기준 대규모 계약을 하기 때문에 구릿값이 오를 때나 내릴 때도 영향이 적다"고 설명했습니다.
LS에코에너지 직원이 초고압 케이블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 (사진=LS전선)
하지만 LS전선은 최근 글로벌 친환경 정책 호조로 호황기를 맞으면서 대규모 수주를 잇따라 따내고 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발표한 올해 전력 시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전력 수요는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매년 평균 3.4%씩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LS전선의 작년 기준 수주잔고는 4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2% 급증했습니다. LS전선은 최근에도 1300억원 규모의 대만 펑미아오 해상풍력 사업의 해저케이블 공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수주를 늘려가는 상황입니다. 이는 대만이 오는 2026년부터 2035년까지 조성하는 15기가와트(GW) 규모의 2차 해상풍력사업 첫 프로젝트로 추가 발주될 해저케이블이 약 3조원 규모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됩니다.
LS전선은 해저케이블 생산력을 늘리고 있습니다. 1860억원을 투자해 강원도 동해시 사업장에 해저케이블 4동 증설을 끝마친데 이어 추가로 1550억원을 쏟아 5동 증설을 추진 중입니다. 아울러 미국 내 공장 증설을 위한 투자 소식도 이번 상반기 안으로 밝힐 것으로 기대됩니다.
LS전선 관계자는 "탄소중립정책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수조원 규모의 프로젝트들이 추진되고 있다"며 "추가 투자를 통해 해저케이블 생산 역량을 제고, 급증하는 시장 수요에 대응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습니다.
강원도 동해시 LS전선 HVDC 전용 공장 전경. (사진=LS전선)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