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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파탄·독선불통에 '보수층'마저 외면…개각 불가피
TK·PK 선거에도 '정권심판론'…"여권서 개편 목소리 도미노처럼 쏟아질 것"
입력 : 2024-04-10 오후 8:41:02
윤석열 대통령이 3월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을 방문해 대파 등 채소 물가를 점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정부 집권 3년 차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이 강했던 이번 선거에서 보수층마저 현 정부·여당을 외면했습니다. 그간 윤석열정부가 보였던 민생파탄과 독선불통이 이번 결과를 만든건 데요. 선거 패배의 원인이 된 대통령실의 전면적 개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황상무·이종섭부터 '대파'까지…선거 패배 '원흉'
 
10일 지상파 방송 3사가 진행한 출구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최소 85석에서 최대 105석(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포함)을 확보할 것으로 보입니다. 21대 국회 현재 의석수인 114석에도 미치지 못한 결과입니다.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충청권 지역에서의 패배에 더해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PK)에서까지 '회초리'를 든 결과인데요. 
 
이날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27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 국정운영 평가를 묻는 항목에서 20~50대 이하까지는 부정평가 응답이 60% 이상으로 높았습니다. 비교적 보수층이 많은 60대에서도 긍정 49.0% 대 부정 47.5%였습니다. 
 
대구·경북(TK)과 PK 마저 긍정·부정이 팽팽하게 나타났습니다. 특히 보수진영 강세지역인 PK에서 조차 긍정 46.1% 대 부정 51.1%로 부정평가 응답이 절반을 넘었습니다. 대구·경북도 긍정 49.1% 대 부정 47.0%로 '보수 텃밭'이라는 평가가 무색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지지 후보나 지지 정당을 결정하는데 '정권심판론'이 반영됐는지 묻는 질문에도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전체 응답자의 60.2%는 정권심판론을 이번 선거에 반영했다고 답했습니다. TK에서는 '반영' 48.4% 대 '미반영' 45.8%로 팽팽했고, PK에서는 '반영' 57.7% 대 '미반영' 38.0%로 '정권심판론'을 반영하겠다는 응답이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5%포인트,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때문에 이번 선거 패배의 원인은 대통령실에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대파 한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은 민생파탄에 대한 '정권 심판론'의 상징이 됐고,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발언과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호주런'은 선거를 목전에 두고 결정타가 됐습니다.
 
또 의대 정원 규모를 놓고 촉발된 의료계와 정부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윤 대통령의 독선과 불통으로 인한 대결구도는 환자와 국민의 불안을 가중시켰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관권선거'라는 비판에도 선거를 목전에 두고 24차례 민생토론회를 열고 각 지역 개발 공약을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큰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지난해 12월 28일 김대기 비서실장과 신임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이관섭(왼쪽) 정책실장이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의 소감 발표를 듣고 있다. (사진=뉴시스)
 
충격의 '대통령실'…여권부터 쏟아질 '전면 개편'
 
경남 김해을 후보로 나섰던 조해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시국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실망하게 한 것, 분노하게 한 것에 사과해야 한다"며 "대통령실과 내각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당시 조 의원은 윤 대통령의 오만과 독선으로 인한 불통과 배타적 인사 등을 꼬집으며 '내각 총사퇴'를 통한 국정 쇄신을 요구했습니다. 선거 흐름이 국민의힘에 좋지 못하자 터진 여당 중진의 호소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공식일정을 잡지 않은 채 관저에서 선거 결과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선거 결과를 받아든 대통령실은 예상밖 큰 패배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원장은 <뉴스토마토> 통화에서 "집권 여당이 큰 선거에서 패배하면 대통령이 변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국정쇄신이 당연한데, 그 방법은 내각 개편과 대통령실 참모진 개편이 될 수밖에 없다"며 "십중팔구 여권 내부에서부터 윤 대통령에 대한 쇄신의 목소리가 도미노처럼 쏟아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결국 여당 내부에서부터 내각 개편과 대통령실 개편에 대한 목소리가 확대할 전망입니다. 대통령실도 선거 결과로 국정운영 동력이 떨어진 만큼 내각 개편과 대통령실 개편을 통한 국정쇄신이 불가피합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월 KBS 특별대담 당시 "여소야대가 워낙 심하다 보니까 국정과제를 추진하는 데 애로사항이 많았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는데요. 이번 선거 결과로 여소야대 국면이 집권 내내 이어져, 정상적 국정운영을 위해서는 '통합형' 인사가 절실합니다. 
 
때문에 한덕수 국무총리 교체와 함께 이관섭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교체가 유력합니다. 새 총리 인선의 경우 중도층 인사를 내정하지 않는다면 야당의 협조가 불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이번 총선 사전투표 때 김건희 여사는 용산 관저 인근에서 비공개로 투표했는데, 매우 이례적인 일입니다. 이른바 '김건희 리스크'를 고려한 조치로 보이는데 향후 제2부속실 신설이나 특별감찰관 제도가 재부상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민심의 심판에도 윤 대통령이 되레 '방어적'으로 나설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최 원장은 "현재까지 윤 대통령이 보여준 모습으로는 쇄신에 나설지 의문"이라며 "오히려 궁지에 몰릴수록, 집권 후반부에 접어들수록 '친위대' 내지 '돌격대' 스타일의 내각을 꾸릴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한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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