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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1일 20:5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2023년말 금융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잔액은 135조6000억원으로 3분기에 비해 1조4000억원이 늘었다. 증권업계는 이 기간 부동산PF 대출이 1조5000억원 늘어 전체적인 상승을 이끌었고, 연체율은 13.73%로 금융권 중 가장 높았다. 시장에선 4월 위기설마저 돈다. 이에 <IB토마토>는 증권업계의 부동산 위험노출액(익스포저)를 점검하고 대응방안을 모색코자 한다.(편집자 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부동산 PF 위험노출액(익스포저)로 인해 한차례 열병을 앓아야 했다. 하지만 하반기부터 이어진 혹독한 리스크 관리로 익스포저가 조정되고 분양시장도 회복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증권가 부동산PF 1세대 김성환 대표의 첫 해 성과가 기대되는 부문이다.
"지방에서 수도권으로"…포트폴리오 조정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2023년 말 기준 사모사채 인수확약과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통한 부동산 익스포저는 총 118건, 사업별 보증잔액은 1조6251억원으로 나타났다.
대출채권이 기초자산인 경우에는 대출채권 매입확약과 사모사채 인수확약이 유사하지만 대출채권 매입확약은 대출채권 자체를, 매입 사모사채 인수확약은 전체 사모사채를 인수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앞서 한국투자증권의 지난해 2분기 기준 사모사채 인수확약과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비롯한 지급보증에서 부동산 관련은 149건에 규모는 1조 2924억원이다. 규모 자체는 늘어났지만 사업별 포트폴리오 조정이 있었다.
지난해 2분기만 해도 한국투자증권의 1년 내 만기 돌아오는 지급보증건 중 서울지역 사업은 10건, 757억원 규모로 전체의 5.8%에 불과했다. 반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총 79건 8487억원에 달해 전체 65.6%를 차지할 만큼 지방 건설 사업장에 대한 비중이 컸었다.
하지만 2023년 말 기준 사업 지역별 익스포저를 살펴보면 전체 149건 중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사업장에 대한 확약 건수는 총 59건 7774억원 규모로 전체 60.1%로 덩치를 키웠다. 부동산 익스포저 중 수도권 사업장 비중이 확대됐다.
이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이어진 부동산 관련 리스크 관리의 결과로 해석된다. 한국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요청에 따라 보수적인 경영 기조로 선회했다. 신임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대표는 지난 1월 경영전략회의에서 선진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구축과 영업지원 강화를 올해 목표로 제시키도 했다.
지방 부동산 익스포저도 회생 기미
지방권 부동산 익스포저도 비교적 사업성이 높은 현장 위주로 재편됐다. 2023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의 국내 부동산 익스포저 중 단일 건으로 가장 큰 건은 '그레이트지엠제이차'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건에 대해 1000억원 규모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진행했다.
그레이트지엠제이차의 주관 사업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189-2번지 일원에 지어진 '수성범어W'다. 총 1868세대 규모에 지하 4층, 지상 59층, 5개동의 건설 사업으로 지난해 12월 완공해 입주 중이다.
앞서 해당 사업건은 지난 2019년 5월 일반분양에 들어가 일반분양 276가구(특별 공급 제외)에 대한 1순위 청약에 평균 40.16대 1의 경쟁률을 보이며, 총 1만1084건이 청약이 접수돼 당시 지방 분양시장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현지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해당 사업 건은 2019년에 분양이 완료가 돼 입주하는 상황”이라며 “아파트는 분양이 끝난 것으로 알고 있고 상업시설의 대다수 분양이 완료가 된 것으로 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한국투자증권이 채무 만기 상환 지원에 2680억원을 투자한 바 있는 코오롱글로벌의 대전 선화동 3차 개발사업도 중단됐던 공사가 재개된다는 소식이다.
현재 한국투자증권이 해당 사업에 진행한 대출채권 매입확약 잔액은 총 1880억원으로 단일 사업 중에선 잔액이 가장 많다. 앞서 해당 사업은 부지 내 폐모텔 등 폐건물에 대한 철거가 끝나지 않은 상태였다. 그러나 오는 7월과 8월 중으로 철거가 시작돼 본격적인 공사에 돌입한다고 알려졌다.
현지 부동산중개업자는 <IB토마토>에 “오는 7월과 8월에 철거가 시작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이제 한시름 놓게 됐지만 다만 아직 분양시장이 예전 같지 않은 만큼 관망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기도 과천시 과천자이엘라 에디션 신축공사 현장 (사진=IB토마토)
경기 부동산PF도 안정화 국면
2023년 말 기준 한국투자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 중 단일 사업 건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사업으로는 경기도 과천시 지식정보타운 상업 4BL 일원 오피스텔 개발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자이에스앤디(317400)와
GS건설(006360)이 시공사로 참여한 과천자이엘라 에디션 사업이다.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1층부터 3층까지는 상가, 나머지 98세대는 오피스텔이다. 지난 2023년 5월 착공과 분양이 시작됐고 현재 2025년 11월 준공이 목표다.
한국투자증권은 해당 건에 대해 ‘이터널과천제일차’와 ‘이터널과천제삼차’를 통해 각각 960억원, 310억원 규모 매출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진행했다. 두건의 만기는 오는 2026년 6월29일까지다.
해당 사업 건의 공급면적은 82m²에서 최대 103m²까지다. 시행사는 4도어 오브제 냉장고, 워시타워 등 가전기기 제공과 계약금 제공, 계약즉시 전매 가능, 중도금 전액 무이자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과천자이엘라 에디션 오피스텔은 지난해 10월11일 청약 접수를 진행, 총 98실 모집에 366건이 접수돼 최고 경쟁률 8.25대1, 평균 경쟁률 3.73대1을 기록했다고 알려졌다.
<IB토마토> 취재에 따르면 실제 공사 현장에선 건설자재들이 현장에 분주하게 투입되며 공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현지 부동산시장에선 예전 같은 활황까지는 아니어도 회복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지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분양 시장이 예전처럼 활황은 아니지만 이 지역은 그래도 거래가 재개되고 있다”라며 “해당 사업건의 분양가도 상대적으로 비슷하거나 그 아래 수준으로 유지돼 일부 거래가 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상가를 분양받은 투자자의 경우 연 5~6% 내외의 수익을 기대한다는 것이 현지의 의견이다. 다만 최근 진행되고 있는 만큼 투자 수익도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있다는 발언도 나왔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과천은 다른 지역에 비하면 거래도 원활한 축에 속한다"라며 "현재 상가의 경우 40평대 내외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지역 개발과 향후 발전성에 기대하고 투자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