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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06:00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이성은 기자] 인수합병(M&A) 시장은 지난 2022년 겨울부터 얼어붙어 아직까지 봄을 맞이하지 못했다. 금리 인상 여파에 따른 매수자와 매도자의 눈높이 등의 이유로 중도 하차만 여러 건이다.
난항을 겪는 M&A 업계에서 삼일PwC는 지난해 일진머티리얼과 SK쉴더스 매각 등 유일하게 세 자릿수 주관 건수를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올 1분기 글랜우드PE의 SK피유코어 인수 등으로 재무 자문 부문에서도 금액 기준 업계 순위 맨 앞에 섰다. 내부적으로는 M&A센터 등 네트워크 강화로 전문성을 높인 게 주효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정경수 삼일회계법인 M&A센터장(사진=삼일회계법인)
다음은 삼일PwC M&A센터를 이끄는 정경수 M&A센터장과의 일문일답이다.
-삼일PwC M&A센터는 어떤 업무를 맡나.
△삼일PwC는 주요 사업 부문을 감사, 세무, 딜 등으로 나눈다. 딜 부문은 파트너 80명, 전체 650명으로 구성돼 있다. 최대 장점은 타 투자은행(IB) 부문에 비해 리소스, 즉 인원이 많다는 것과 네트워크 접점이 넓다는 점이다. 이를 최대 활용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정보교류를 하는 조직을 박대준 딜 부문 대표 취임 후 운영하고 있다. M&A센터는 M&A 관련해서 국내 주요 대기업, 프라이빗에쿼티(PE), 미들마켓 등 3개 주체로 구분하고 주기적 회의를 통해 M&A 관련 전략 등을 공유한다. 개인적으로는 M&A센터 이외에 M&A 자문 서비스(코퍼레이트파이낸스)를 전문화한 M&A팀을 맡고 있다.
-직접 성사시킨 사례를 소개해달라.
△삼일PwC는 대기업이나 대형 PE 외에 중소형 PE, 미들마켓 기업까지 네크워크를 가지고 정보를 파악하고 M&A 관련 자문을 제공한다. 가장 강점이 있는 부분은 바이어 인사이트를 기반으로 미들마켓 기업 오너들을 상대로 M&A 매각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최근 크린토피아, 쿠캣, 광진화학, 연우, 루트로닉 등 미틀마켓 기업의 M&A를 성사시켰다. 특히 M&A는 법적 구속력이 있는 계약을 하거나 양해각서(MOU)를 교환하기 전에는 보안 유지가 굉장히 중요한데, M&A센터 활동 중 최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딜을 진행해 성공적으로 마무리 했다. 특히 매도자 입장에서 가장 좋은 조건을 얻어내면서도 상대방이 회사를 발전시키고 성장시킬만한 역량이 있는 투자자를 매칭시키는 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러한 미들마켓 기업 자문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쌍용레미콘, 엔코아 등 한앤컴퍼니나 앵커에쿼티파트너스 같은 대형PE가 보유한 포트폴리오 회사 매각도 자문했다.
-최근 들어 인상 깊었던 자문 케이스는.
△화장품 용기 회사 연우 딜을 꼽고 싶다. 해당 건은 딜 소싱 케이스 중 매수자의 적극적인 투자 의향을 파악해 진행했다. 대부분의 미들마켓 기업 오너들은 회사에 대한 애정이 강하고, 회사를 성장 발전시킬 수 있는 매수자가 나타나면 2세 승계보다는 투자 회수(엑시트)에 무게를 두는 경우도 많다. 아무래도 회사 성장성이 가파를 때를 선호한다.
연우의 경우 밸류체인 상 시너지가 큰
한국콜마(161890)에서 경영권 인수를 희망했다. 두 회사 모두 상장사여서 보안을 유지하며 딜을 원활하게 마무리했다. 매도자와 매수자, 타깃 회사 임직원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 내야 딜의 성공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경수 삼일회계법인 M&A센터장(사진=삼일회계법인)
-매수자와 매도자 간 시각차, 극복방법은.
△미들마켓 기업 오너의 경우 대부분 M&A에 대한 경험이 없다. 주변 사례를 보고 막연하게 고민해 본 정도다. 이런 경우 오너들의 눈높이에서 최대한 합리적인 논리를 제시하고 가장 시너지가 날 매수자를 찾아야 한다. 매수자와 매도자가 1대1로 거래하기도 한다. 이때 가장 초점을 맞추는 부분은 양자 간 조건이다. 매도자 입장에서 생각하는 회사의 강점 등을 바탕으로 한 미래 사업계획에 대해 매수자에 합리적으로 제시하고, 시너지를 원하는 매수자가 이를 최대한 인정해야 양측 눈높이가 맞춰진다. 일반적으로 매수자는 싼 가격을, 매도자는 비싼 가격을 희망한다. 하지만 요즘 들어서는 PE 등 매수자에게 투자 명분을 합리적으로 제시하면서 눈높이를 조정하기도 한다. 매도자의 기대 수준을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조정하는 것도 M&A 자문사로서의 역량이라고 볼 수 있다.
-M&A시장이 불황이다. 올해 실적 회복 가능한가.
△M&A에도 사이클이 있다. 가장 침체기는 지난해 상반기까지다. M&A 시장에는 최종적으로 결과가 반영되는 데까지 시차가 있다. M&A 검토가 시작되고 계약을 맺고 종결되는 시점까지 6개월에서 9개월이 소요된다. 올해 1분기 리그테이블의 경우 지난해 시장이 좋지 않았던 결과가 반영됐다. 현재 분위기 상으로는 지난해 보다는 회복 국면에 있는 것으로 본다. 올 하반기부터는 실적 상으로 회복세를 띨 것이라 생각한다.
-금융권 M&A시장을 전망한다면.
△회사 내에서도 PF 정상화와 관련된 별도 센터를 구성해 대응하고 있다. 부실 PF 관련 금리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이 종합적으로 맞물려 있다. 어느 정도 연착륙이 된다면 큰 문제 없이 극복될 것으로 예상한다. 비유하자면 곪은 부분을 터뜨려야 곪지 않은 부분이 활성화될 것으로 본다. 하지만 경착륙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게 된다면 부실PF와 관련된 저축은행, 캐피탈사, 소형 증권사 쪽에 피해가 예상되고 관련 딜도 나올 것으로 본다.
-삼일PwC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M&A 자문 선두다.
△전통적으로 삼일PwC는 M&A 리그테이블 상 건수 기준으로는 항상 1등을 해왔다. 금액 기준으로는 당해 조 단위 빅딜에 관여 여부에 따라 편차가 심하다. 우리 회사가 금액 기준으로도 1위인 배경은 조 단위 빅딜이 없어서기도 하다. 물론 상대적으로 자문하는 건수가 많다보니 M&A 불황기에도 실적을 내고 있는 게 사실이다.
삼일PwC가 M&A 자문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배경에는 원스톱 서비스를 첫 손에 꼽는다. M&A 과정에서 재무자문뿐만 아니라 회계자문, 평가 등 M&A 전후 과정에서 컨설팅도 진행하는 등 모든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또 과거에 본부별로 정보나 네트워크 접점이 파편화돼 있었으나 M&A센터 등 파트너 간 협업 활동을 강화해 시너지를 극대화한 것도 실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정부가 간접적으로 지분을 갖고 있는 '퍼블릭 딜'을 제외한 대부분의 딜은 노출되지 않아야 하는데, 해당 기업을 선제적으로 분석하는 것도 삼일PwC의 강점이다.
이성은 기자 lisheng1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