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의 갈등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 원달러환율이 장중 1400원을 찍었습니다. 달러 강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환율 변동성도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즉각 구두 개입에 나섰습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전일 대비 10.5원 오른 1394.5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이날 1389.9원에 개장한 원달러 환율은 상승폭을 키워 장중 1400원을 터치했습니다. 원달러환율이 14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지난 2022년 11월7일 이후 1년 5개월여 만입니다.
1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원달러환율이 1399.90원을 나타내고 있다. 이날 원달러환율은 1년5개월 만에 장중 1400원을 기록했다. (사진=뉴시스)
환율이 이처럼 치솟은 배경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 후퇴,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인한 중동발 리스크 확대로 볼 수 있습니다.
미국의 3월 물가지표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낮아졌습니다. 당초 연내 3회를 예상했던 인하 횟수는 2회 가능성이 커졌고, 시점도 예상보다 밀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로 인해 달러인덱스가 106포인트까지 급등하며 작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는데, 여기에 이란의 이스라엘 공습으로 지정학적 리스크가 더해졌습니다.
국제사회는 중동의 갈등이 확대되지 않도록 촉구하고 있으나 이스라엘이 보복 의지를 보이면서 확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로 위험 회피 심리가 확산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장에서는 원달러환율 전망치 상단을 더 높이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환율 상단을 1440원으로 전망했습니다. 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강달러 압력 확대와 외국인 배당금 지급에 따른 달러 수요로 원화는 4월 들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약세를 기록하고 있다"라며 "중동지역 갈등이 확전으로 연결될 경우 1440원을 예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메리츠증권은 2분기 상단을 1420원으로 올렸습니다. 금리 상승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 조정으로 외환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을 반영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정부도 구두 개입에 나섰습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외환당국은 환율 움직임, 외환 수급 등에 대해 각별한 경계심을 가지고 예의주시하고 있다"라며 "지나친 외환시장 쏠림 현상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김병환 기획재정부 1차관도 관계부처 합동 비상경제상황점검회의에서 "시장이 우리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돼 과도한 변동성을 보일 경우 즉각적이고 과감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