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 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도료업계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중동지역의 정세가 불안해지면 국제유가가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위기감이 고조되면 원·달러 환율도 급등하게 되는데 원재료 수입이 필요한 도료업계로서는 이 또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중부에서 14일 이란이 이스라엘을 향해 발사한 미사일을 요격하기 위해 아이언돔 방공시스템이 발사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3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을 겨냥해 탄도·순항 미사일과 드론을 통해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보복 공습에 나설 것으로 점쳐지는 상황입니다. 이로 인해 유가와 환율도 같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입니다.
지난해 도료업계는 유가 하락 영향으로 영업이익을 방어할 수 있었습니다. 부동산 경기 악화 여파가 있었지만 유가와 원재료 가격이 안정화하면서 큰 피해는 막을 수 있었는데요. 하지만 올해 2분기에 중동 위기가 고조되면서 다시 유가와 환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여전히 부동산 경기가 풀리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이 늘어난다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도료업계는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피면서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원유를 정제해 만들어지는 도료 특성상 분쟁이 심화하거나 장기화할 경우 피해가 불가피합니다. 현재로서는 최소 3개월까지는 큰 영향을 없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습니다.
도료 업체마다 사정은 다르겠지만 업체들은 모두 원재료를 일정량 비축해놓고 있는데요. 원재료 품목마다 보유기간이 다르지만 짧게는 2~3개월, 길게는 1년치를 확보해놓고 있습니다. 악재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서입니다. 또한 그동안 도료업계는 전쟁, 코로나19 팬데믹 등 각종 위기를 거치면서 대체선 발굴에 나서왔습니다. 때문에 중동쪽에서만 수입되는 품목은 일부여서 큰 비상상황을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닙니다.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도료의 주원료가 원유를 정제해서 나오는 석유화학제품인 만큼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시장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도료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태의 경우 장기간 이어질 것 같지 않다는 예측이 많다. 금액이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품목은 미리 비축하기 때문에 재고분 조절을 잘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 데다 친환경 제품도 있어서 유가가 오르더라도 최대한 악재를 관리하는 차원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놨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럼에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모습입니다. 한 도료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이란, 이스라엘 문제로 인한 원재료 가격 폭등 등의 영향이 크게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코로나19 시점부터 원재료 수급 네트워크 다각화 시스템을 안착해 놓았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으나 현 상황이 장기화 될 가능성과 혹시 모를 리스크 발생에 대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