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승은 기자] 올여름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명이 한국 땅을 밟습니다. 이들은 육아·돌봄 서비스 인력들로 내국인과 같이 최저임금을 적용받게 됩니다. 더욱이 시간제인 점을 감안하면 월 100만원 수준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외국인 가사도우미에 대한 비용 부담을 고려한 '최저임금 차등 적용'의 찬성 논리와 최저임금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부정적 견해가 상충하고 있어 관련 논쟁은 고조될 전망입니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여명이 올해 7월 또는 8월경 고용허가제(E-9) 비자를 받을 예정입니다. 이들은 약 3주간 교육을 받은 후 국내 육아·돌봄 서비스업에 본격 투입합니다.
최근 고용부는 필리핀 정부와 협의를 마친 상태입니다. 이달 말 필리핀 내 가사도우미 선발 공고 후 대상자를 모집에 들어갑니다. 선정된 가사도우미들은 특화 교육을 받은 후 정식으로 근무할 계획입니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여명이 올해 7월 또는 8월경 고용허가제(E-9) 비자를 받을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이번 필리핀 가사도우미 도입은 지난해 9월 고용부가 발표한 '외국인 가사관리자 시범사업 계획안'에 따른 시행 조치입니다.
필리핀 가사도우미 도입은 지난해 말 마무리할 예정이었으나 현지 사정으로 일정이 연기된 바 있습니다.
현재 고용허가제 송출국은 16개국으로 제조업과 건설업, 농축산업·어업, 서비스업 등에서 근무할 수 있습니다. 이번 돌봄서비스 노동자 업종은 시범 도입 사례입니다.
고용부는 가사·육아 돌봄 부담이 큰 20대에서 40대 맞벌이 부부, 한부모 가정, 다자녀 가정 등을 대상으로 가사도우미를 배치할 계획입니다.
대다수 수요가 시간제인 만큼 이용 가구의 평균 지불 금액은 월 100만원 수준이나 내국인과 같은 최저임금 기준이라는 점에서 논쟁이 벌써부터 뜨겁습니다.
특히 내년도 최저임금을 심의하는 과정에 '외국인 가사도우미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둘러싼 사용자 측과 노동계의 찬반 격돌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찬성 여론은 사실상 비용 부담을 꼽고 있습니다. 한국 가사도우미는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지난 2022년 기준 집계에서는 시간당 1만1433원입니다. 이는 싱가포르 외국인 가사도우미(1721원)의 6.6배입니다.
홍콩(2797원)과 대만(2472원)과 비교하면 4배가 높습니다. 매달 가사도우미에게 큰돈을 지불하는 부담을 들어 '차등 적용'의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지난달 초 한국은행은 '돌봄서비스 인력난 및 비용 부담 완화 방안' 보고서를 통해 돌봄 공백을 해결하고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파장을 불러온 바 있습니다.
반면 노동계의 반발은 큽니다. 애초 최저임금법의 취지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차등 적용 업종을 구분할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습니다.
김성희 고려대 노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일본과 같은 나라도 지역별 차등 적용을 하고 있는데, 이는 임금을 더 주기 위한 차등이며 남미나 동남아 일부 국가를 제외하고는 차등 적용을 하는 나라가 거의 없다"며 "차별 금지에 전면 위배되는 사안"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실적인 문턱도 있습니다. 한국은 고용·직업상 차별을 금지한 국제노동기구(ILO) 111호 협약 비준국이기 때문입니다.
김성희 교수는 "싱가포르는 최저임금제가 없고 홍콩은 ILO를 가입하지 않아 가능한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차별 심화 등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습니다.
1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도우미 100여명이 올해 7월 또는 8월경 고용허가제(E-9) 비자를 받을 예정이다. (사진=뉴시스)
세종=백승은 기자 100wins@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