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세 속에서도 약세를 보였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아파트 매매가격도 상승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금관구 지역 아파트는 그 동안 서울 동남권이나 한강변 등 선도지구의 아파트 가격을 따라가는 흐름을 보인만큼 '바닥 다지기' 현상이 표면화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반짝 상승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있습니다. 미국 기준금리 인하 시점 불확실성과 총선, 중동 전쟁 격화 등 대내외적 불안요소들이 증가하면서 향후 부동산 시장 관망세가 더 커질 것이라는 전망 때문입니다.
금관구 아파트 상승전환…매수문의 소폭 늘어
22일 한국부동산원의 4월 3주차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보다 0.03% 올랐습니다. 부동산 호황기에 서울 아파트 매매값 상승을 이끌었던 '노·도·강(노원,도봉,강동)'은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는 가운데 금관구 지역은 상승세로 전환했습니다.
금천과 관악, 구로는 각각 전주 대비 0.01%, 0.01%, 0.02% 아파트 매매가격이 올랐습니다. 금천과 관악은 19주, 구로구는 22주 만에 하락을 멈추고 상승세로 바뀐 것입니다.
구로구 고척동 인근 A부동산 중개사무소 대표는 "봄 들어서 인근 구축 재건축 기대 단지에 대한 매수 문의가 다소 증가했다"며 "일대 향후 집값 상승 가능성을 묻는 경우도 소폭 증가한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구로구 고척동 일대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송정은 기자)
인근 아파트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소폭이나마 상승 거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실에 따르면 구로구 신도림동의 신도림대림1,2차 아파트의 59㎡(25층) 매물이 지난 3월 8억1500만원에 거래됐는데, 이 달에는 같은 타입의 15층 매물이 2500만원 가량이 오른 8억4000만원에 팔렸습니다.
금관구 아파트 전세가격의 경우 서울 지역 내에서도 상당히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4월 셋째주 금관구 지역이 포함된 서울 서남권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주 대비 0.09% 올랐습니다. 이는 최근 서울 내 가장 뚜렷한 전세가격 상승세를 보이는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의 0.14% 다음으로 높은 수준입니다.
아실 자료에 따르면 구로구 고척동 동아한신아파트의 115㎡ 전세매물은 지난달 5억2000만원에 손바뀜했는데 이는 단지 전세 거래 중 역대 최고가에 해당합니다.
'바닥 다지기' 기대감…'일시적 상승' 한계 뚜렷
금관구 지역 아파트 가격이 꿈틀거리는 것과 관련, 지역 내에서도 바닥을 다지고 올라가는 현상이라는 의견과 일시적인 상승장일 뿐이라는 의견 모두 존재합니다. 금천구 시흥동에 거주 중인 B씨는 "최근 금관구 지역의 주거 환경이 좋아지면서 젊은 세대 거주민들이 늘고 있다"며 "경제 요건이 좋지 않은 상황이지만 인근 지역의 가치 상승이 충분히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구로구 고척동의 C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금관구 지역 아파트 가격은 그 동안 강남 등 정주여건이 더 좋다고 평가받는 지역의 가격을 따라가는 추세를 보였다"며 "강남 아파트도 최근 한강변이나 재건축 단지 등 몇몇 단지만 신고가 경신을 하고 이외 지역에서는 부침이 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것만 봐도 금관구 지역 아파트 소폭 상승은 일시적 현상에 그칠 것이다. 매수 문의는 늘지만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사례는 드물다"고 전했습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연초부터 이어진 부동산 규제 완화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금관구 지역 아파트 상승 통계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총선 이후 여소야대 정국이 확정되면서 규제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줄고 중동 내전 격화에 따른 미국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게 점쳐지면서 부동산 시장이 더욱 관망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측된다. 금관구뿐 아니라 서울 외곽지역 집값 회복을 논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판단된다"고 밝혔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