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카카오모빌리티가 경쟁과 규제로 레드오션이 된 택시 중개 서비스 시장에서 활로 찾기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돌파구의 키워드는 사업 다각화인데요. 카카오T 앱에서 쌓은 플랫폼 운영 노하우와 자체 기술력을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삼는 모습입니다.
카카오T 택시 (사진=뉴스토마토)
23일 모빌리티 플랫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모빌리티는 LG전자와 손을 잡고 ‘로봇 배송 서비스’ 시장에 본격 진출합니다. 자체 개발 로봇 오픈 API 플랫폼 ‘브링온(BRING-ON)’을 LG전자의 배송 로봇 ‘LG 클로이 서브봇’에 탑재하고 ‘브링’이라는 이름의 로봇 배송 서비스 상용화에 나선 것인데요. 브링온에는 그동안 카카오모빌리티가 축적해 온 AI(인공지능) 최적 배차·수요 예측·라우팅 등 모빌리티 기술이 담겨 있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선보인 로봇 배송 서비스 '브링'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지역 대중교통 시장 공략에도 공을 들이고 있는데요. 지난달 제주에서 지역 커뮤니티에 특화된 이동수단인 ‘네모라이드(NEMO ride)’를 선보이며 지역 대중교통 서비스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자율주행 딥테크 스타트업 라이드플럭스와 함께 선보인 네모라이드는 탑승을 원하는 승객이 앱을 통해 차량을 호출하고 자율주행 버스가 원하는 곳까지 이동시켜 주는 수요 응답형 서비스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네모라이드에서 호출 플랫폼 개발 및 운영 인프라 구축을 담당합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론칭한 자율주행서비스 ‘네모라이드’ (사진=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모빌리티는 UAM(도심항공교통)도 개발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의 ‘K-UAM 그랜드챌린지 실증사업’에 참여해 올해 하반기 실증비행을 수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올해 상반기까지 ‘모빌리티 특화 생성형 AI 엔진’을 구축하고 자율주행·로봇·디지털트윈(가상모형) 등 주요 모빌리티 AI 기술들을 플랫폼과 결합하는 고도화 작업도 진행 중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이 같은 사업 다각화는 ‘넥스트 모빌리티’라는 비전 속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되는 것인데요. 주력 사업인 국내 택시 중개 서비스가 경쟁과 규제 등 성장의 한계가 다가오면서 수익 창출의 활로를 새로운 먹거리로 찾겠다는 포석도 깔렸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영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연결기준 1077억원이던 플랫폼 인프라 매출액은 지난해 2229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전체 매출 비중으로 보면 33.6%에서 37%로 증가 추세입니다. 플랫폼 인프라는 직영 택시와 주차, 마이크로 모빌리티 등 일종의 카카오모빌리티 자체 사업입니다. 반면, 택시 중개 등 플랫폼 서비스 매출의 비중은 같은 기간 66.4%에서 63%로 낮아졌습니다.
또한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모빌리티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457억원에 달하는데요. 두둑한 실탄을 보유한 만큼 신사업을 위한 투자와 기술 확보를 위한 M&A 여부에도 관심이 쏠립니다. 특히 연임에 성공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가 그간 글로벌 진출을 위해 힘써왔던 것을 감안하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진 ‘프리나우’ 인수 등 대형 M&A의 성사 여부도 주목됩니다.
카카오모빌리티 관계자는 “사업이 성장하면서 기존 편중돼 있던 사업을 넓혀가는 방향으로 매출원을 다변화하려는 시도를 계속 하고 있다”라며 “글로벌 투자 등 해외 진출에 대한 기회도 항상 열어놓고 있지만, 현재는 당면한 과제와 서비스 개편 등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