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의 막냇동생이 2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친구는 경황이 없어서 부고 문자메시지도 전송하지 않았습니다. 카카오톡 단체 톡방에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만 전했습니다. 장례식장도 알 수 없었지만 한 명의 친구가 위치를 알고 있다고 해서 무작정 지방으로 향했습니다.
제 친구는 견딜 수 없는 슬픔에 정신을 겨우 붙들고 있었습니다. 함께 소리죽여 울다가 동생 친구들에게 연락은 다 했느냐고 물었습니다. 생전에 제 친구 동생은 투병생활을 하며 친구들에게 누구에게 연락을 해야 할지 다 정해놓았다고 합니다. 자신이 떠나게 되면 어떻게 연락을 돌리면 될지 가이드라인을 정해놨더군요. 그 지침대로 제 친구는 연락을 돌렸다고 하는데 가장 빠른 수단은 따로 있었다고 했습니다.
바로 인스타그램 스토리입니다. 서로 인스타그램 친구를 맺고 실시간으로 교류를 하던 이들에게 스토리 확인은 습관이었습니다. 노출도 훨씬 편리했습니다. 사망한 동생 친구가 부고 소식을 스토리에 올렸고 이내 친구들에게 전달이 돼서 이들이 장례식장을 줄지어 찾았습니다. 예상보다 더 많은 조문객이 왔다고 합니다.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시기에 따라 주로 이용하는 연락 수단도 달라지면서 경조사를 알리는 방식도 덩달아 달라지는 모습입니다. 모바일 청첩장을 한 번쯤은 받아보셨을 텐데요. 정식 종이로 된 청첩장을 받기 전 모바일 청첩장을 받는 것은 이제는 익숙한 일이 됐습니다. 참석이 힘들면 카카오톡 페이 등으로 축의금을 전달하는 일도 자주 있습니다.
결혼식 당일이 되면 바쁘게 준비해서 떠나느라 종이 청첩장을 들고가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단체 톡방에 모바일 청첩장이 묻히면서 찾기 힘들 때도 있습니다. 이럴 때 결혼 당사자의 카카오톡 프로필을 보게 되는데요. 그 때 결혼 당사자가 예식 장소, 시간을 상태메시지로 올려두면 그렇게 편리할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변화하는 경조사 풍경을 보면서 앞으로는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무거운 소식들을 전하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어떤 방식이든 조사의 경우 마음이 쿵 내려앉는 것은 어찌할 수 없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