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현재 당사 고대역폭메모리(HBM)은 생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이미 솔드아웃(완판)인데, 내년 역시 거의 솔드아웃되었습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2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회사의 내년 HBM 생산 현황에 대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곽 사장은 “HBM 기술 측면에서 보면, 시장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기 위해 세계 최고 성능의 HBM3E 12단 제품 샘플을 5월에 제공하고 3분기에 양산이 가능토록 준비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5세대 HBM인 HBM3E는 현재 8단이 주요 제품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성능이 개선되고 용량이 는 12단 HBM3E를 2분기에 양산한다는 계획입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사진=SK하이닉스)
AI 반도체 파도에 올라탄 SK하이닉스는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한 전략도 밝혔습니다.
김주선 사장(AI Infra 담당)은 “2023년 전체 메모리 시장의 약 5%(금액 기준)를 차지했던 HBM과 고용량 D램 모듈 등 AI 메모리의 비중이 2028년엔 61%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HBM4와 4E, LPDDR6, 300TB SSD뿐만 아니라 CXL 풀드 메모리(Pooled Memory) 솔루션, PIM 등 혁신적인 메모리를 함께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CXL 풀드 메모리 솔루션은, 여러 개의 CXL 메모리를 묶어 풀(Pool)을 구성해 여러 호스트(CPU, GPU 등)가 용량을 나눠 쓰도록 해주는 솔루션입니다. PIM은 메모리 반도체에 연산 기능을 더해 인공지능(AI)과 빅 데이터 처리 분야에서 데이터 이동 정체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차세대 기술입니다.
회사는 HBM 기술력 우위를 갖기 위한 하나의 중요 요소인 패키징 기술에 대해서도 설명했습니다. 패키징이 중요한 건 어떤 패키징 기술을 채택하느냐가 HBM 핵심 기능인 저장용량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SK하이닉스가 보유한 핵심 HBM 패키지 기술 중 하나는 MR-MUF입니다.
최우진 부사장(P&T 담당) “MR-MUF 기술은 과거 공정 대비 칩 적층 압력을 6% 수준까지 낮추고, 공정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4배로 높이며, 열 방출도 45% 향상시킨다”며 “최근 도입한 어드밴스드 advancedMR-MUF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하는 가운데 신규 보호재를 적용해 방열 특성을 10% 더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그는 “어드밴스드 MR-MUF는 칩의 휨 현상 제어에도 탁월한 고온/저압 방식으로 고단 적층에 가장 적합한 솔루션이며, HBM4에도 어드밴스드 MR-MUF를 적용해 16단 제품을 구현할 예정이며, 하이브리드 본딩 기술 역시 선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AI 반도체 수요 대응을 위한 회사의 국내와 미국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밝혔습니다.
최우진 부사장(P&T 담당)은 “인디애나 공장에서는 2028년 하반기부터 차세대 HBM 등 AI 메모리 제품이 양산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미국 인디애나주 웨스트라피엣에 38억7000만달러(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AI 메모리용 첨단 패키징 생산 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국내 청주에는 연면적 6만3000평 규모의 복층 팹을 M15X에 지을 예정입니다. 이곳에서는 극자외선(EUV) 장비를 포함한 HBM 일괄 생산 공정이 갖춰지며, 내년 11월 준공 후 2026년 3분기부터 본격 양산에 들어간다는 게 회사의 계획입니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전경. (사진=SK하이닉스)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