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서울의 상급지 고가 아파트에서 연이어 신고가가 나오면서 시장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난 4월10일 총선에서 범야권이 압승을 거두면서 다주택자 중과세율 완화 등 법 개정이 필요한 부동산 규제 완화방안이 국회의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되면서 세금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 선호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서는 최근 신고가 거래가 계속 나왔습니다. 신현대12차 전용면적 182㎡는 지난달 2일 74억4000만원에 신고가를 썼습니다. 3월에는 현대7차 전용 245㎡가 115억원에 거래되면서 2021년 4월 80억원에 거래된 지 3년여 만에 35억원이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압구정동 현대빌라트 전용 181㎡도 같은 달 66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서도 연일 신고가가 갱신되며 부동산 경기 침체 속에서도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습니다. 서초동 ‘래미안리더스원’ 전용 135㎡는 최근 40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서초동 래미안서초에스티지S 전용 111㎡는 최근 31억1500만원에 거래되며 직전 신고가를 경신했습니다. 아크로비스타 전용 138㎡는 26억6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9월 직전 신고가인 26억5000만원을 넘어섰습니다. 송파구에서도 지난달 6일 잠실 트리지움 전용 114㎡ 매물이 27억4500만원으로 신고가 거래를 기록했고요.
강남3구에 이어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아파트 매매거래 신고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성동구 트리마제 전용 136㎡는 3월 직전 최고가인 47억원보다 10억원 오른 57억원에 거래됐습니다. 아크로서울포레스트 전용 97㎡는 종전 최고가에서 15억5000만원이 오른 43억5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더힐 전용 177㎡가 매매가 74억3000만원에 신고가로 거래됐습니다. 서울 마포구 래미안웰스트림 전용 114㎡는 매매가 26억원에 손바뀜됐습니다.
서울 종로구 북악산에서 바라본 도심 아파트의 모습. (사진=뉴시스)
물량이 희소한 대형 평형뿐 아니라 국민 평형에서도 신고가 거래와 함께 상승 거래가 잇따르고 있어 주목됩니다. 서울 성동구 옥수하이츠 전용면적 84㎡는 3월 20억원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가인 18억원에서 2억원가량 올랐습니다. 최근 마포구 용강동 e편한세상마포리버파크 전용 84㎡ 역시 같은 달 매매가 18억5000만원보다 2억원 오른 20억5000만원에 실거래됐습니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아파트 전용 84㎡는 1월 실거래가 19억7000만원에서 2월부터 21억원대로 상승했습니다.
세 부담 완화 가능성은 약해졌고, 오히려 규제 강화 우려가 커질 경우 주요 지역의 '똘똘한 한 채'에 대한 선호 현상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같은 서울이라도 외곽 지역의 반등세는 더딘 상황에서 입지와 상품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실제 집값 양극화 지표인 '5분위 배율'은 지난 3월 4.95로 집계돼 2018년 9월 이후 5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5분위 배율’은 상위 20%의 매매평균가격을 하위 20%의 가격으로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매매가격의 양극화가 심하다는 의미입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 회장)는 "부동산 시장은 수요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는 게 아니라 정책들의 영향으로 서울과 지방의 양극화, 서울에서도 지역 간 양극화, 부동산 종류별로 양극화 등이 당분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