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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권성중 기자]
HDC현대산업개발(294870)이 올 1분기 전년보다 하락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음에도 시장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건설업계 전반을 위협하고 있는 수익성 악화를 자체 개발사업의 성과로 돌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 본사.(사진=뉴시스)
실적 하락 피하지 못한 1분기…지난해 ‘기저효과’ 영향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9554억원, 영업이익 416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잠정 집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11.1%, 영업이익은 17.0% 각각 감소했다. 에프앤가이드가 예상한 영업이익의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도 13.5% 밑도는 수준이다.
다만 회사의 올 1분기 이 같은 실적은 전년 동기와의 기저효과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난해 1분기 HDC현대산업개발은 연결 기준 매출 1조749억원, 영업이익 5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매출 6856억원, 영업손실 941억원) 대비 대폭 개선된 실적을 나타냈다. 2022년 1분기 중 광주 화정동 아파트 붕괴사고 발생 이후 손실비용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하면서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분기에는 실적 정상화에 청주가경5차 준공에 따라 매출 2525억원이 추가로 인식됐다. 이러한 매출 흐름 속 회사는 올해 1분기 전년 대비 하락한 실적을 받아든 것이다.
또한 그간 지속적인 원가 상승으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던 외주주택부문의 수익성이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연결 기준 HDC현대산업개발의 전체 매출(4조1907억원) 중 외주주택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4%(2조5309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2021년 이 부문 영업이익률은 11.0%에 달했지만, 2022년 1.0%로 고꾸라진 이후 지난해에는 5.3%로 상승했다.
박세라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올 1분기 외주와 일반건축 부문에서 합산 매출이 전년 대비 1150억원 증가했다”라며 “외주주택부문 매출총이익률은 9.1%를 기록하며 바닥권에서 회복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자체사업이 이끌 실적 개선…분양 리스크 관리 ‘관건’
HDC현대산업개발 사업 포트폴리오의 펀더멘탈을 맡고 있는 외주주택부문의 견조한 수익성 개선 속에 자체사업들도 속속 성과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특히 올해 하반기부터 굵직한 자체사업의 착공이 계획돼 있어 향후 원활한 분양 진행시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의 자체사업 매출 비중은 2021년 2.9%에서 2022년 4.6%, 2023년 10.5%로 매년 큰 폭의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또 올 1분기 자체사업의 매출총이익률은 21.9%에 달해 전년 동기(12.9%) 대비 9.0%포인트 상승했다. 지난해 말 분양에 나선 자체사업 ‘청주 가경 아이파크 6단지’와 올 1월 공급을 시작한 ‘서산 센트럴 아이파크’에서 발생된 매출이 올해 1분기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한 영향이다.
굵직한 자체사업인 광운대 역세권 개발사업이 오는 9월 착공 예정인 점도 HDC현대산업개발의 실적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다. 이 사업은 일반분양 1879가구, 공공임대 409가구, 민간임대 744가구 등 총 3032가구 규모 공동주택과 오피스, 의료, 교육 등 시설을 조성하는 대형 개발 프로젝트다. 총 사업비만 약 4조5000억원에 달한다.
아울러 5300억원 규모 용산 철도병원 부지 개발사업, 2200억원 규모 공릉역세권 복합단지 개발사업 등도 착공을 위한 인·허가 단계에 놓인 것으로 전해졌다. 각각 올해 말과 내년 초 착공이 예상되고 있지만, 변동 가능성이 커 보인다.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착공 예정인 개발사업 모두 서울 주요 지역에 분양되기 때문에 미분양에 대한 우려는 거의 하고 있지 않다”라며 “현재 2조3000억원 수준인 PF 우발채무 중 미착공 PF 4600억원에 대한 본PF 전환도 연내 완료하고, 연말께 2조원 이하 수준으로 우발채무를 줄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은 전년 대비 대폭 증가한 수준의 수주 목표를 수립하며 곳간 채우기에도 열중하고 있다. 회사의 지난해 신규수주 목표액은 2조816억원이었으나 실제 이를 28.7% 상회하는 2조6784억원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해는 지난해 목표의 두 배가 넘는 4조8529억원을 목표로 설정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