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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5월 8일 14:4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보험업계가 IFRS17과 IFRS9 새 회계기준을 도입하면서 신용평가 업계도 신용도 평가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지난달 수정된 평가방법론을 발표했다. 평가 방식에는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자산건전성 세부 측정 방안과 중요도가 반영되는 만큼 보험사 재무 파악에 가이드 라인이 된다. <IB토마토>는 각 신용평가사의 평가 방식 조정 내용과 강조점을 살펴본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한국신용평가는 보험업계 회계기준이 IFRS17과 IFRS9로 바뀌면서 신용평가 방식을 대폭 수정했다. IFRS17 체계서는 저축성보험 중요도가 떨어지는 만큼 수입보험료보다 보험수익을 강조했으며, 보험위험과 금리위험 구분을 명확히 했다. 자본적정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제도 지표는 경과조치 후 보다 이전 기준이 핵심이다.
(사진=연합뉴스)
"시장점유율, ‘보험수익’ 기준으로"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7월 내놓은 ‘생명보험·손해보험산업 평가방법론’을 수정·보완하고 지난달 새롭게 발표했다. 새 국제회계기준 IFRS17·IFRS9 체계서 보험사 신용도를 평가할 때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정량적·정성적 요소들에 대해 다룬다. 회계기준이 바뀐 뒤 적용 경과를 살펴본 다음 재무지표 평가방법론도 그에 맞춰 재정비한 것이다.
기본적인 평가 구성은 크게 ▲영업기반의 안정성(25%) ▲보험상품 구조와 보험위험(10%) ▲자산운용 구조와 건전성(12%) ▲수익성(13%) ▲자본적정성(20%) ▲금융감독환경(20%) 등으로 이뤄졌다. 개별 항목의 신용등급은 AAA, AA, A, BBB, BB로 구분하고 가중치 비중을 다르게 설정해놨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이번 개정에서는 먼저 영업기반 안정성 내 ‘수입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을 ‘보험수익’으로 변경했다. IFRS17로 회계기준이 바뀌면서 보험수익에서 저축성보험의 보험료 상당 부분이 제외된 점을 반영한 것이다. 보험사의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는 크게 보장성보험(종신보험 등)과 저축성보험(연금보험 등)으로 나뉘는데, 저축성보험은 보험사 본연의 역할과 다소 떨어져 있는 영역이다.
보험상품 구조와 보험위험 부문에서는 포트폴리오 구성의 ‘적정성’을 ‘안정성’으로 대체했다. 보험영업 기반의 안정성과 지속가능성을 통해 보험위험을 얼마나 낮출 수 있는지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기존에는 보험부채에 내재된 금리위험까지 고려했다면 개정 후에는 이를 제외한 보험위험만 판단한다. 보험위험은 상품 설계 때보다 많은 보험금이 지급되는 가능성을 뜻한다.
보험위험이 보험상품에서 직접적으로 발생한 것이라면 금리위험은 보장 기간이 대부분 장기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리스크다. 보통 조달과 운용 측면에서 금리와 연동되는데, 보험사는 상품을 판매해 자금을 조달하고 이를 보장 기간에 걸쳐 장기 자산으로 운용하는 특징이 있다. 금리가 급격하게 변동하는 경우 자기자본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금리위험은 이번 개정에서 신설한 현행추정부채 최대증가율(K-ICS) 항목에서 다룬다. 이는 금리충격 시나리오에서 보험부채가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금리가 상승하고 하락하는 등의 충격 시나리오를 적용해 그 전·후 부채 변화를 측정하는 방식이다.
고정이하자산비율 강조…K-ICS는 경과조치 전 중요
보험사 자산운용에 대한 건전성 지표로 고정이하자산비율이 기존의 1개월 이상 연체율을 대체했다. 대출채권 외에 유가증권 등 보험사 운용자산 전체를 건전성 분류 대상에 포함하면서 관련 지표도 개편한 것이다. 발생 가능한 부실을 안전자산 비중으로 살펴본다면 이미 발생한 부실은 고정이하자산비율로 측정하는 셈이다.
보험영업 수익성을 평가하는 지표로 손해율이나 합산비율(손해율+사업비율) 대신 보험수익 대비 보험손익 지표를 사용키로 했다. IFRS17 체계서 보험수익 인식이 현금주의에서 발생주의로 바뀐 영향이다. 손해율은 현금주의 기준에 따라 수입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 방식으로 산출한다. 반면 IFRS17 보험손익은 발생주의 기반으로 보험계약마진(CSM) 상각액과 현금유출입 예정과 실제 차이(예실차), 손실계약손익 등이다.
투자영업 수익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운용자산이익률에는 운용자산을 통해 얻는 투자운용 성과만 담는다. IFRS17 체계 내 투자영업 항목에는 기존에 보험영업에서 다루던 책임준비금전입액을 보험금융비용(보험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반영하는데, 운용자산이익률에서는 이를 고려하지 않고 투자운용 본연의 부문만 계산하겠단 뜻이다.
(사진=한국신용평가)
지급여력비율인 K-ICS는 경과조치 전과 후를 모두 표시한다. 다만 평가 비중은 전이 10%, 후가 5%로 반영된다. 경과조치는 K-ICS 제도 도입에 앞서 금융당국이 마련한 일종의 연착륙 장치다. 경과조치를 신청한 보험사는 가용자본이나 요구자본 측면에서 이점을 얻어 K-ICS 비율이 본래보다 더 높게 나온다.
다만 경과조치를 신청한 보험사는 최대 10년 동안 부채 증가분을 점진적으로 인식해야 하며 보험·주식·금리위험액 증가액도 늘려나가야 한다. 한국신용평가는 경과조치 적용 전 K-ICS 비율이 적용 후보다 장기적 관리 대상이라는 판단에 따라 해당 평가 비중을 더 높게 적용했다.
한국신용평가는 IFRS17 도입에 따라 신용평가 방법론을 한차례 개정했지만 실제 적용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선영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실제 평가에서는 신용평가 일반론 등에서 설명돼 있는 산업, 계열, 경기변동, 지배구조, 유동성 등 다양한 평가 요소를 함께 고려하게 된다”라면서 “개별 업체의 특성이나 영업환경 등을 고려해 상이하게 적용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