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해 12월1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아비브에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미국 정부가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에 보낼 탄약 1회분 수송을 중단했다고 공식 인정했습니다. 미국은 또 다른 무기 선적 보류도 검토 중이라며 추가 조치 가능성에 여지를 남겼습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미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소위 청문회에 출석해 "우리는 이스라엘이 전쟁터에 있는 민간인들을 보호하지 않는 한 대규모 라파 공격을 시작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처음부터 분명히 해 왔다"며 "상황을 평가하고 고폭발성 탄약 1회분 수송을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습니다.
가자지구의 마지막 피난처 라파를 겨냥한 지상전을 두고 미국과 이스라엘 입장이 충돌하는 와중에 미국이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일시 중단했다는 최근 보도를 공식 인정한 겁니다. 앞서 AP 통신은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 정부가 지난주 이스라엘로 가는 폭탄 선적을 일시 중단했다고 전했습니다.
수송이 일시 중단된 폭탄 규모는 2000파운드(약 900kg) 폭탄 1800여개와 500파운드(약 225kg) 폭탄 1700여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스틴 장관은 "우리는 그 수송을 어떻게 진행할지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며 무기 제공 보류가 이번으로 끝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습니다.
매슈 밀러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1회분 수송 중단 외에 다른 것도 검토 중"이라며 추가 조치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다만 이번 조치가 오래 지속돼 온 미국의 이스라엘 안보 지원 기조와는 별개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미국의 이러한 행보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휴전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라파에 진군할 뜻을 꺾지 않자 직접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