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최근 TV 홈쇼핑업계가 멤버십 마케팅 강화를 내세우며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는 모습입니다. 나날이 커지는 송출수수료 부담, TV 시청 인구 감소 등 전반적인 업황 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데 따른 조치인데요.
업계는 홈쇼핑 시청 수요를 겨냥한 맞춤형 멤버십 서비스를 반등의 계기로 삼겠다는 방침입니다. 특히 멤버십 서비스가 충성 고객 확보 경쟁에 나선 유통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홈쇼핑 업계의 이 같은 방향 전환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9일 홈쇼핑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은 이달 초 유료 멤버십인 '엘클럽(L.CLUB)' 체계를 전면 개편했습니다. 연회비를 3만원에서 9900원으로 낮추고 고객 혜택을 강화한 것이 골자인데요.
특히 유통 업계 멤버십 중 최초로 40∼50대 수요가 높은 헬스케어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세부적으로 백신 9종 최대 49% 할인, 상급종합병원 진료과별 명의 안내·예약 서비스, 일반병원 예약·비대면 진료 서비스, 병원 이동·접수·예약을 위한 매니저 동행 서비스 할인 등이 적용됩니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은 일반회원 멤버십 등급도 △일반 △패밀리 △실버 △골드 △플래티넘 △다이아몬드 등 6단계에서 △실버 △골드 △다이아몬드의 3단계로 단순화했습니다. 최고 등급인 다이아몬드 달성 조건은 연간 12회 120만원 구매에서 6회 60만원으로 완화했는데요. 고객 유입을 늘리기 위해 멤버십 장벽을 낮춘 것입니다.
앞서 지난달 CJ온스타일 역시 멤버십 등급 상향 문턱을 낮췄습니다. 멤버십 등급은 △VVIP △VIP △패밀리 △프렌즈 등 4단계로 이전과 동일합니다. 하지만 승급 선정 기간을 6개월에서 3개월로 축소하고, 등급별 구매 횟수와 구매 금액 기준도 대폭 변경했습니다.
최상위 등급인 VVIP는 '구매 횟수 5회와 구매 금액 50만원', VIP는 '구매 횟수 3회와 구매 금액 20만원', 패밀리 등급은 '구매 횟수 2회와 구매 금액 20만원', 프렌즈 등급은 '구매 금액과 상관없이 1회'만 구매해도 멤버십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CJ온스타일 측 설명입니다.
CJ온스타일은 모바일 중심 '원플랫폼 2.0 전략' 일환으로 멤버십 개편을 통해 신규 고객을 확보함과 동시에 애플리케이션(앱) 활성고객도 늘린다는 방침입니다. 활성고객은 앱에서 분기에 제품을 한 번이라도 산 고객을 뜻하며 고객 충성도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로도 쓰입니다.
이 밖에 GS샵은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 VIP 멤버십 혜택 체험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구매 횟수와 실적에 따라 VIP, VVIP 멤버십을 무료로 부여하고, '할인권', '더블쿠폰', '무료배송쿠폰' 특가상품 등 혜택을 제공하는 행사인데요. 역시 신규 고객의 유입을 늘리기 위한 방안으로 보입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홈쇼핑 업계가 업황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시장 파이 경쟁도 치열해지다 보니, 이를 타개하기 위해 충성 고객 확보 전략으로 선회한 것 같다"며 "현재 유통 채널 전반에 걸쳐 고객을 묶어두고 유인하는 '록 인(Lock-In)' 마케팅이 확산하고 있고, 이에 따른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홈쇼핑 업계가 이 같은 흐름에 편승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롯데홈쇼핑 모델들이 개편된 '엘클럽(L.CLUB)' 체계 설명판을 들어보이고 있는 모습. (사진=롯데홈쇼핑)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