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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미래운용 ETF 수수료 경쟁에 중소형사 '아우성'
업계 최저 수수료 타이틀에 혈안
입력 : 2024-05-13 오전 10:49:56
 
[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 간 상장지수펀드(ETF) 수수료(보수) 인하 경쟁이 가열되면서 중소형사들이 아우성입니다. 재원이 넉넉한 대형사들만 ETF시장을 독차지하고 중소형사들은 속수무책으로 경쟁에 밀릴 수 밖에 없단 지적입니다. 업계 전체 성장과 수익성도 위축되고 있습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운용은 'TIGER 1년은행양도성예금증서액티브(합성) ETF' 총보수를 지난 10일부터 연 0.05%에서 0.0098%로 인하했습니다. 이는 국내 상장된 전체 ETF 중 최저 수준입니다. 이번에 낮춘 미래에셋운용 ETF 보수는 삼성운용의 미국 대표지수 ETF 4종보다 0.0001%포인트(p) 낮습니다. 
 
앞서 업계 최저 보수 ETF는 삼성운용의 KODEX 미국S&P500(H) 등 미국 대표지수 ETF 4종이었습니다. 지난달 19일부터 연 0.05%에서 0.0099%로 인하했습니다.
 
ETF 시장에서 나란히 업계 1·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과 미래에셋운용의 보수 인하로 인한 출혈 경쟁 양상이 펼쳐지고 있는 모습인데요. 지난 8일 기준 삼성운용의 ETF 시장 점유율은 39.16%이고, 미래운용은 36.50%입니다. 양사 간 격차가 2.66%p에 불과합니다.
 
후발 주자들도 울며 겨자 먹기로 경쟁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미국30년국채선물레버리지(합성H)’ 총보수를 0.25%로 책정했습니다. 세계 미 국채 30년 레버리지 ETF 상품 중 가장 낮습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옥 전경. (사진=미래에셋자산운용 )
 
중소형사 액티브 ETF도 보수 경쟁 심화  
 
한화·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 중소형사도 대거 참전하고 있습니다. 한화운용은 지난달 27일 ‘ARIRANG 200 ETF’의 총보수를 연 0.04%에서 0.017%로 내렸습니다. KB자산운용의 ‘KBSTAR 200 ETF’와 같이 코스피200 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상장 ETF 중 최저 수준입니다. 7일 기준 순자산이 6조3756억원인 ‘KODEX 200’의 총보수 0.15%에 비해서도 크게 낮은 수준입니다.
 
주목할 점은 ‘ARIRANG 200 ETF’가 한화자산운용 ETF 중 순자산이 가장 큰 주력 상품이라는 점입니다. 이 ETF의 순자산은 6552억원(7일 기준)입니다. 한화운용 전체 ETF 순자산 3조1796억원 중 5분의 1가량을 차지합니다. 이번 수수료 인하로 1억원을 투자할 경우 내야 하는 수수료는 4만원에서 1만7000원으로 크게 낮아집니다.
 
앞서 마이다스에셋운용은 지난달 19일 ‘마이다스 KoreaStock액티브 ETF’의 총보수를 연 0.62%에서 0.29%로 인하했습니다. 2021년 10월 상장한 이 ETF는 인공지능(AI) 퀀트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액티브형 ETF입니다.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은 액티브 ETF 시장에서도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 다수의 운용사들이 액티브 ETF의 보수를 인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대형사 시장독점 우려  
 
보수 인하 경쟁을 두고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작지 않습니다. 투자자들에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 질이 저하되고 수익성도 떨어질 수 있어서입니다. 
 
실제 운용업계 수익성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습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468개 자산운용사의 운용자산(1482조6000억원)은 전년 대비 6.1% 늘었습니다. 하지만 당기순이익(1조6023억원)은 되레 43.8%나 감소했습니다. 이 기간 수수료 수익은 3조9188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줄었습니다. 2년 전인 2021년과 비교하면 12% 감소한 규모입니다. 
 
중장기적으로 시장과 업계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업계 전체가 성장하려면 좋은 상품과 수익률로 경쟁해야 하는데 수수료를 낮추면 몇몇 대형사를 제외한 중소형사들은 설 자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운용사들이 투자자들에게 좋은 상품을 제공하기 위해선 충분한 리서치와 효율적인 운용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보수가 필요합니다. 중소형사의 경우 대형사에 비해 재원 여력이 부족할 수 있어 출시하는 ETF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보수를 적정 수준으로 책정해야 합니다. 또한 효율적인 운용을 위해 기술력을 강화하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중소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보수인하를 하는 것이 투자자 입장에선 긍정적인 조치이지만, 과도한 수수료 경쟁이 지속되면 업계 전체가 성장하기 어려워진다"면서 "대형사들은 매출 손익구조가 나오겠지만, 중소형사들의 성장을 저해하고 시장을 독차지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
신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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