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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데스크칼럼)전기차 시대 앞당기려면
1년여 만에 전기차 시장 상황 반전
입력 : 2024-05-21 오후 4:41:59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1일 16: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1년여 만에 분위기가 반전됐다. 전기차 시장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이 차갑게 식어버린 건 1년 만이다. ‘가까울 것 같았던 전기차 시대는 아직 멀었고, 멀 것 같았던 인공지능(AI) 시대는 성큼 다가왔다’라는 말이 실감 나는 요즘이다. 그만큼 지난 수년간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리들의 평가는 한없이 긍정적인 장밋빛 일색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리들의 긍정 회로를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기차 시장에 대한 우려는 관련 기업들의 실적만 봐도 확인이 가능하다. 대표적 2차전지 소재 기업인 에코프로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반 토막이 났고, 영업손익은 적자 전환했다. 계열사별로 살펴보면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영업이익 6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5% 급감했고,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영업적자 130억원을 기록하며 그룹 전체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전기차 충전 모습.(사진=뉴시스)
 
여기에 2차전지를 직접 생산하는 배터리 3사의 실적도 직격탄을 맞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각각 30%, 75% 급감했다. 삼성SDI 역시 올해 1분기 매출 5조1309억원, 영업이익 2674억원을 기록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29% 하락한 실적을 기록했다.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SK온도 올해 1분기 영업손실(3315억원) 규모가 지난해 4분기 대비 1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고 전기차 시대가 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우리 사회가 전기차 시대로 가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문제는 시기다. 언젠가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믿음은 흔들리지 않지만, 그 시기는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전기차 시장 확대가 더디다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얼리어답터의 전기차 구매 이후 일반 대중까지 확산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전기차 판매가 주춤해지면서 중단 단계인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전기차보다 충전 등에서 불편하지 않고, 일반 차량보다 연료 효율성이 높아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하이브리드 차량이 일반 차량보다 리터당 10km 이상 주행이 더 가능하다고 말한다.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 시대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면서 소비자들의 큰 관심을 끌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하이브리드 차량이 인기가 높다는 말은 여전히 전기차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시들지 않았다는 것을 반증한다는 평가가 많다. 전기차를 사고 싶지만, 아직은 전기차에 대한 확실한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여기서 현재 어떤 문제점이 전기차 대중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충전기 확대 보급이 전기차 시대에 앞서 선행해야 할 목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 중 가장 필요한 것은 빠른 시간 안에 충전을 완료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 보급 여부다. 그러나 현재 비용 문제로 인해 충전기 사업자들이 급속 충전기 설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보조금이 크게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2030년까지 급속 충전기 14만 5천기를 설치할 예정이지만, 예산이 크게 부족하다는 평가다.
 
아울러 수요자 입장에서 충전 등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가격 유인이 필요하다. 현재 전기차는 대부분 보조금을 받아도 일반 차량보다 가격이 비싸거나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전기차 사용자들은 주유비 절감 등을 전기차 사용 장점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차량 구매 비용이 높다는 점에서 나중에 지불할 주유비를 미리 내고 전기차를 구매하는 것 아니냐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전기차 수요가 주춤한다고 시대가 역행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는 다시 화석 연료 시대로 돌아갈 수도 없다. 자멸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친환경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숙명이 됐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바라는 시대는 결코 웃는 얼굴로 오지는 않을 것이다. 방향이 정해졌으면 누구보다 빨리 해결책을 마련하고,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전기차 시대를 앞당길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
 
최용민 산업부장
 
최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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