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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푸본현대, 두 달 만에 또 조달시장 노크…미매각 이어질까 '우려'
후순위채 700억원 발행, 수요예측 참패 트라우마
입력 : 2024-05-22 오후 5:41:27
이 기사는 2024년 05월 22일 17:4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황양택 기자] 푸본현대생명이 후순위사채 발행으로 자본 확충에 나선다. 지난 3월 후순위채 카드를 꺼내든 지 두 달 만에 다시 조달시장 문을 두드린다. 지난 수요예측에서 대거 미매각이 발생했던 만큼 이번 역시 자금 모집에 난항이 예상된다. 채권 발행 효과로 자본비율 지표는 개선될 수 있지만 커진 자본성증권 비중과 조기상환 도래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후순위채로 자본 확충…수요예측 불안
 
2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은 제27회차 무보증후순위사채 700억원을 발행한다. 상환기일은 오는 2034년 5월로 10년물이다. 수요예측은 23일 진행되며, 결과에 따라 발행총액을 1400억원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청약기일은 31일이다.
 
(사진=증권신고서)
 
푸본현대생명은 채권 수요예측에서 기관투자자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이자지급 방법을 1개월마다 연이율 12분의 1씩 후급한다. 수요예측 시 공모희망금리는 연 6.8%에서 7.0% 범위로 결정됐다. 중도상환 콜옵션으로는 5년이 설정됐다.
 
수요예측 흥행은 이번에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두 달 전 발행한 후순위채 수요예측에서 대거 미매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푸본현대생명은 지난 3월 제26회 무보증후순위채를 500억원으로 내놓고 최대 1000억원까지 증액할 계획이었지만 수요예측에 참패하면서 첫 예정금액만 발행했다.
 
당시 수요예측에는 투자매매중개업자 참여 1건에 10억원만 모집됐다. 이자율도 공모희망금리(6.0%~6.8%) 최상단을 넘어서는 6.9%에서 결정됐다. 이번 회차 역시 미매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푸본현대생명을 포함해 롯데손해보험(000400), KDB생명 등 신용등급 A급 보험사의 채권 발행 자체가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어서다.
 
특히 푸본현대생명은 보험업계 새 회계기준인 IFRS17 체계서 실적과 재무 안정성 모두 부진한 상태다. 올해 1분기에는 당기순이익이 개선됐지만 지난해에는 대규모 적자(-1105억원)가 발생했다. 저축성보험과 퇴직연금 중심의 영업 구조 탓에 수익성과 성장성 전망 역시 좋지 못하다.
 
푸본현대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은 전액 운영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최초 발행예정금액 기준으로 구체적 사용 내역은 ▲국내 유가증권·단기금융상품 투자 200억원 ▲해외 유가증권 투자 50억원 ▲국내외 대체투자 100억원 등으로 파악된다.
 
저조한 K-ICS 비율…자본성증권 부담 늘어
 
후순위채는 자본성증권으로 발행 금액만큼 자본이 확충되기 때문에 자본적정성이 개선될 수 있다. 보험사 지급여력제도 지표인 K-ICS 비율 제고가 가능하다. 푸본현대생명은 IFRS17 체계서 저하된 K-ICS 비율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푸본현대생명 측은 “이번 사채 발행으로 K-ICS 비율을 개선해 금융환경 변화 등 각종 리스크에 대응할 것”이라며 “K-ICS 비율 관리를 충족하기 위한 운용전략에 따라 투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푸본현대생명의 K-ICS 비율은 지난해 기준 경과조치 전이 23.9%, 후가 192.5%다. 1분기 비율은 오는 6월 말 이내에 공시된다. 구체적으로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은 3514억원, 요구자본(지급여력기준금액)은 1조4676억원이다. 이번에 1400억원 규모로 발행하면 경과조치 전 기준 K-ICS 비율이 9.6%p 정도 상승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과조치 적용 후 기준이 150% 이상으로 나오지만 전 기준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해당 효과가 매년 일정 부분 소멸하기 때문이다. 부채 적용비율이 하향되는 반면 위험액 조정비율은 상향된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푸본현대생명의 경우 올해 하락 효과는 17%p 정도다.
 
지속된 자본성증권 발행으로 잔액과 비중이 점점 커지고, 콜 시점 도래로 차환 물량이 늘어나는 점은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푸본현대생명의 지난 1분기 기준 자본성증권 잔액은 신종자본증권 1000억원과 후순위채 8225억원에 달한다. 이 가운데 올해 콜시점이 도래하는 것도 9월 500억원, 10월 1000억원 등 총 1500억원이 있다.
 
이와 관련 송미정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푸본현대생명은 자본성증권 비중이 높아 지급여력의 질이 미흡하다”라면서 “기발행 채권 상각이나 조기상환, 고금리 지속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가 자본관리,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푸본현대생명은 경과조치 전과 후 K-ICS 비율 차이가 가장 큰 곳이고 전 기준 비율 자체도 가장 낮다”라면서 “채권 발행으로 이자비용 확대나 차환 부담 등이 있겠지만 IFRS17 회계 과도기적 변수나 여전한 고금리 여건 등을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증권 발행 필요성이 수익성에 대한 영향보다 훨씬 큰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
 
황양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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