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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교육" 대 "음란도서"…사상검열 논란 '재점화'
시의회, 서울시에 17종 현황 요구…서울도서관에 13종 비치
입력 : 2024-05-24 오후 6:05:16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성교육책 사상검열 논란이 또 불거질 걸로 보입니다. 서울시의회가 서울시 산하 기관들이 특정 성교육 도서들을 보유했거나 비치했는지 현황을 파악해달라고 요구한 겁니다. 그런데 서울시의회가 언급한 특정 성교육 도서란 지난해 일부 보수성향 단체들이 학교 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에서 폐기하라고 요구한 것입니다. 당시 보수단체들은 해당 도서는 성교육책이 아니라 음란도서라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반면 진보성향 단체와 출판업계는 "사상을 검열하지 마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27일 서울도서관은 최근 이상욱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에게 성교육 책 17종의 비치 현황을 '요구자료 제출' 형태로 제출했습니다. 17종 중에서 13종이 비치돼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책 17종은 일부 보수성향 단체들이 음란도서·유해도서라며 폐기 운동을 벌인 책들입니다. 세부적으로는 △여자사전 △사춘기 내몸 사용설명서 △Girls' Talk 사춘기라면서 정작 말해 주지 않는 것들 △Being a boy 소년이 된다는 것 △아름다운 탄생, 아이와 사랑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성교육 상식사전 △사춘기 때 꼭 필요한 성 지식 △외계인 소녀 원시인 소년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 △생각이 크는 인문학 △소년들의 솔직한 몸 탐구생활 △세상의 모든 가족 △어린이젠더 △나의 젠더 정체성은 무엇일까? △어린이 페미니즘 학교 △10대를 위한 빨간책 등입니다.
 
지난해 전국학부모단체연합, FIRST KOREA(퍼스트코리아) 시민연대, 꿈키움성장연구소 등 보수단체들은 전국적으로 공공도서관에 이와 같은 책들을 빼라는 운동을 벌인 바 있습니다. 이에 일부 경기 지역 학교 도서관, 충남 도서관들이 폐기하거나 열람을 제한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파장이 컸습니다.
 
2023년 9월8일 국가인권위원횡 앞에서 충남 공공도서관 성평등 도서 열람제한에 대한 공동진정 제기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사진=한국성폭력상담소)
 
반대하는 움직임도 있었습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고양여성민우회, 청소년인권운동연대 등 진보단체와 한국출판인회의 등 출판업계가 "성교육과 성평등을 가르치는 책을 폐기하라는 건 검열"이라고 맞선 겁니다.
 
올해에도 서울 지역에서 논란이 재점화지 주목됩니다. 서울도서관 소장 도서 중 <스파이더맨 가방을 멘 아이>의 경우 14세와 16세가 빌려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아울러 이 시의원은 서울시 본청 및 서울시 산하 기관들 전반의 도서 비치 현황을 요구했기 때문에 서울도서관 외에 비치 현황이 더 나오면 논란이 더 커질 수도 있습니다. 이 시의원은 지난해에도 동일한 책들을 놓고 서울시교육청에 문제제기를 한 바 있습니다. 이 시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산하 기관에 그런 (책들이) 있다는 제보를 받았기 때문에 이번 요구를 한 것"이라며 "유의미한 결과가 있다면 보도자료를 내고 문제제기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덕주 한국학교도서관협의회 대표는 "아이들의 사고가 열려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주체적으로 책을 보고 판단하게 해야 한다"며 "접근 자체를 봉쇄해 애초에 싹을 자르겠다는 식의 교육 태도는 대단히 비교육적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신태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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