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 지난 21일 A씨는 이스타항공 부기장으로 채용됐습니다. 2020년 4월 이후 약 4년 2개월 만입니다. A씨는 2020년 부기장으로 이미 채용된 바 있으나 고용이 취소돼 일자리를 잃어야 했습니다. 고비용이 드는 교육까지 마쳤지만 일자리를 얻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채용이 취소된 이들 중 일부는 심리적으로도 큰 타격을 입어 극단적인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배달, 택배 등 빠르게 시작할 수 있는 업무 위주로 생계를 이어가야 했습니다.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이 최근 채용을 진행하면서 코로나19 유행 당시 해고했던 신입 조종사들을 재채용하고 나섰습니다. 별도 전형을 꾸려 우선 채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는 것입니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4월 수습 부기장으로 합격된 80명을 입사 시키지 못하고 경영상의 이유로 해고했습니다. 이스타항공은 2020년 3월 국제선과 국내선 운항을 모두 중단하고 사실상 자본 잠식상태의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2020년 10월 경영난을 이유로 605명을 정리해고한 바 있습니다.
(사진=이스타항공)
정리해고 당시 이스타항공은 국제선 운항을 재개하는 시점에 맞춰 인력을 재고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근로기준법 제25조에도 '사용자는 3년 내 해고자가 발생한 업무의 인력 채용 시 해고자를 우선 재고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최근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여행 수요가 회복되면서 이번 달 이스타항공은 부기장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2020년 당시 채용이 취소됐던 이들을 대상으로 '재입사자 전형'을 별도 전형으로 두고 채용을 진행했습니다. 입사를 스스로 포기하는 이들을 제외하고 2020년 해고됐던 수습 부기장 80명 가운데 절반 정도가 현재 수습 부기장으로 채용됐습니다.
이스타항공 측은 "도의적 책임을 지기 위해 해고됐던 부기장에 대해 순차적으로 입사 지원을 하고 있다"면서 "기재 도입 계획에 맞춰 순차적으로 입사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조종사 직무는 안전운항과 직결되기에 일정 검증 절차를 거친 뒤 자격을 갖춘 이들부터 입사시키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5대의 기재를 도입하고, 내년에도 추가로 기재를 도입할 계획입니다. 기재가 추가되면 신입 조종사들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재 수에 맞춰 조종사 채용을 진행한다는 방침입니다.
대한민국조종사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항공업계가 정상화에 들어서고 기재가 도입되면서 새로운 인력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수습으로 이미 뽑았던 이들을 우선 채용하는 것이 도의적으로 맞다"고 말했습니다.
항공업계 다른 관계자는 "회사 경영환경이 좋지않아 고용을 취소했다가 그 직원들을 다시 채용하는 것은 책임을 지는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판단된다"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해고됐던 기존 조종사들의 복직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스타항공에 따르면 2020년 해고됐던 조종사의 80%는 재고용됐습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