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5월 29일 16:51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게임사들이 계열사 지분을 매각하거나 분사해 자금 조달 및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지난해 실적이 다소 부진했던 게임사들은 이번 조치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IB토마토>에서는 각 게임사들의 관계사 정리 현황과 그에 따른 재무구조 변화 및 사업 전망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이조은 기자] 라인게임즈가 올 상반기 자회사 니즈게임즈와 스튜디오발키리 사업부를 매각한 이후로 슈퍼어썸에 재투자해 신작 지식재산권(IP)을 확대할 방침이다. 라인게임즈는 지난해 완전자본잠식에 빠졌지만, 조동현 신임 공동대표를 영입해 경영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 올해 1분기엔 '창세기전: 모바일' 덕에 흑자로 전환한 가운데 지속적인 신작 개발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전망이다.
조동현 신임대표 (사진=라인게임즈)
니즈게임즈·스튜디오발키리 '사업부' 매각해 슈퍼어썸 '재투자'
29일 금융감독원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라인게임즈는 지난달 29일 게임 개발사 슈퍼어썸 주식 7만6543주(23.85%)를 10억원에 매입한다고 공시했다. 슈퍼어썸 창업자인 조동현 대표를 기존 박성민 대표와 함께 신임 공동대표로 선임하면서 개발력을 확보하고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앞서 라인게임즈는 자회사를 매각하고 사업부를 정리했는데 상반기 매각을 통해 얻은 자금을 바탕으로 재투자를 한 것으로 보인다. 라인게임즈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2022년 254억원에서 2023년 89억원으로 급감했다. 유동자산이 줄어듦에 따라 유동비율은 2022년 118.36%에서 2023년 42.74%로 감소했다. 통상 유동비율이 100%를 넘지 못하면 유동성이 나쁘다고 평가하는데 지난해 유동성이 눈에 띄게 악화된 것이다.
이에 라인게임즈는 지난달 25일 100% 자회사 스튜디오발키리의 ‘라스트오리진’ 게임사업부를 국내 게임사
밸로프(331520)에 양도해 25억원을 획득했다. 올 초엔 라인게임즈의 대표 지식재산권(IP)인 '언디셈버' 개발사 니즈게임즈 지분 전량 70.78%를 메타버스 플랫폼 기업 맥스트에 매각해 현금 60억원을 확보했다. 또한 슈퍼어썸과 협업해 향후 신작 지식재산권(IP) 개발을 본격화하고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슈퍼어썸은 퍼즐게임 ‘헬로키티 프렌즈’, 방치형역할수행게임(RPG) ‘신도림 with 네이버웹툰’ 등을 개발했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슈퍼어썸은 캐주얼 RPG를 포함한 게임 개발에 경쟁력을 갖춘 개발사로, 이번 투자를 통해 향후 라인업 확대에 관한 시너지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아울러 현재 슈퍼어썸과 2개의 신작 타이틀에 대해 공동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적절한 시점에 공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신작 연속으로 흑자 지속·자본잠식 탈출 '과제'
라인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매각을 통해 몸집을 줄였지만, 이미 형성된 자본잠식 구조는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올해 1분기엔 창세기전 IP 모바일 게임 성과로 흑자로 전환한 가운데 신작 라인업을 확대하는 등 수익성과 재무 구조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지난해 라인게임즈는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22년까지만 해도 자본총계는 293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말 -151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이 2022년 322억원에서 2023년 1804억원으로 증가하면서 결손금이 2022년 901억원에서 지난해 2688억원으로 늘어난 탓이다.
당기순손실이 확대된 것은 기타비용과 지분법손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무형자산손상차손이 584억원을 기록하면서 기타비용은 2022년 170억원에서 2023년 1175억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엔 3억원의 순이익을 낸 굿터치를 제외한 모든 종속회사가 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지분법손실은 2022년 23억원에서 지난해 153억원으로 불어났다. 다만 지난해 8억원 넘게 손실을 낸 니즈게임즈를 매각해 올해 지분법손실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라인게임즈는 올해 ‘창세기전 모바일’ 출시 효과 덕분에 1분기는 흑자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출시한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는 사전예약자 100만명을 돌파했고, 출시 하루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원스토어 게임 1위에 등극했다. '창세기전 모바일'은 국내 서비스에 이어 글로벌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조동현 COO(최고운영책임자) 합류 이후 '창세기전 모바일'이 성공을 거둔 만큼, 올해 흑자 전환 기조가 지속되면 자본잠식에서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임명된 조동현 신임 대표는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넥슨코리아에서 개발실장과 신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라인게임즈는 슈퍼어썸과 협업해 자체 지식재산권(IP) '드래곤 플라이트'를 활용한 IP를 리뉴얼하고 신작 개발 2종을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트로트'를 소재로 한 '트롯스타'를 비롯해 내년까지 5종 이상의 게임을 출시할 계획이다.
라인게임즈 관계자는 <IB토마토>와 통화에서 “지난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개발 자회사에 대한 정리가 진행되며 무형자산 상각 및 손상 처리의 결과로 일회성 비용이 크게 발생했다”라며 “지난해부터 이어 온 경영효율화와 '창세기전 모바일' 출시 효과 등에 힘입어 금년 1분기는 영업 흑자를 기록하는 등 재무 상황이 차츰 개선되고 있다. 이와 함께 지속 가능한 성장 구조를 갖출 수 있도록 신작 개발 등 라인업을 확대하는 작업도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조은 기자 joy8282@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