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든 회사든 투자에는 위험성이 따릅니다. 그리고 투자에 대한 위험성은 순전히 투자자의 몫이기도 합니다. 그런 면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이번 김호중 사태로 인해 적지 않게 속이 쓰리게 됐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2022년 김호중이 소속된 생각엔터테인먼트에 75억원을 투자해 지분 10%를 매입했습니다. 하지만 음주 뺑소니 혐의로 가수 김호중이 구속되고 매니저에게 허위 자수를 지시한 혐의로 이광득 대표, 차량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본부장이 구속됐습니다.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임직원 전원 퇴사와 대표이사직 변경을 결정하며 사실상 폐업 수순에 들어갔습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생각엔터테이먼트의 작년 총자산은 290억원입니다. 이중 부채와 자본이 각각 117억원, 173억원입니다. 자본이 173억원이라고 하지만 자본에는 유형·무형 자산이 모두 포함된 수치이기 때문에 실제 회수 가능한 자본의 금액이 더 낮아지게 됩니다.
더구나 생각엔터테인먼트는 약 126억원의 선수금이 있습니다. 선수금은 기업에서 상품 등을 판매하기 전에 미리 대금을 받는 것으로 부채에 해당합니다. 예정된 공연 무산에 따른 위약금도 클 것으로 예측됩니다.
75억원을 투자한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투자금을 회수하지 못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부채를 해결하고 남은 회사 자본을 지분에 따라 나누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생각엔터테인먼트의 지분 구조는 이광득 대표 28.4%, 최재호 이사 29.7%, 정찬우 28.3%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분 구조상 세 사람보다 낮은 금액을 회수하는데 그칠 것이라는 게 회계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기업간 인수합병에서 인수된 기업의 순자산가치와 인수금액 차이로 기업 가치를 높게 보고 얹어준 웃돈에 해당하는 영업권의 가치 하락을 의미하는 영업권 손상차손 누계액이 2조5665억원에 육박했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공격적 투자의 위험성을 이번 김호중 사태를 통해 다시 한 번 보여줬습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로고.(사진=카카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