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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 기업사냥꾼 놀이터 전락…알짜 CB 주인은②
CB 발행-취득-재매각 과정서 공시 위반 의심
입력 : 2024-06-03 오전 6:00:00
[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초전도체 신사업 추진 소식으로 아이엠(101390) 주가가 크게 오르면서 전환사채(CB)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현재 주식전환이 이뤄지고 있는 아이엠 CB는 최대주주 측이 40%의 콜옵션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올해 콜옵션을 매각해 지배력을 상실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현재 해당 CB는 여러조각으로 나눠지며 행방이 묘연한 상황인데요. 시장일각에서는 사모펀드를 비롯한 기업사냥꾼 등이 아이엠에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됩니다. 
 
황금 CB 콜옵션 넘긴 최대주주
 
3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아이엠은 지난 14일과 20일 총 91만2641주(9.86%)의 신주를 발행했습니다. 앞서 2021년 발행한 6회차 CB와 작년에 발행한 8회차 CB의 주식전환청구에 따른 신주발행입니다. 이번 전환청구를 통해 30억원 규모의 6회차 CB는 전량 주식전환이 완료됐으며, 8회차 CB(175억원)는 152억여원이 주식전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8회차 CB의 경우 전량 주식전환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아이엠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주식전환을 통한 차익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이날 아이엠 종가는 7860원으로 CB 전환가액(6839원)보다 14.53% 높습니다.
 
현재 주식전환이 이뤄지지 않은 8회차 CB는 152억여원 규모로 발행주식총수의 23.05%에 달합니다. 아이엠은 해당 CB 발행당시 40%(70억원)의 콜옵션을 걸었는데요. 현재 해당 콜옵션(매도청구권)은 특수관계자에 매각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아이엠의 현 최대주주은 ‘타이거플러스알파조합’으로 김태동 대표가 지분 71.23%를 보유한 최다출자자입니다. 나머지 지분은 이문안(16.19%)씨와 부산에쿼티파트너스(12.45%) 등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현재 해당 CB의 향방은 묘연합니다. CB는 부산에쿼티파트너스(125억원)을 비롯해 BNK투자증권(30억원), 베이트리(20억원)을 통해 발행됐는데요. 부산에쿼티파트너스는 인수 직후 상상인저축은행(80억원), IBK캐피탈(25억원), 피봇파트너스 (10억원), 에이스투자금융(10억원) 등에 매각했습니다. 175억원 규모의 CB는 여러조각으로 나뉘며 ‘5%룰’(대량보유보고)을 피했고 현재 보고 의무가 있는 곳은 상상인저축은행이 유일합니다. 
 
CB의 분리 매각이 완료된 이후 아이엠은 8회차 CB 발행 직후 해당 콜옵션을 부산에쿼티파트너스에 넘겼습니다. 결과적으로 부산에쿼티는 현금유출 없이 8회차 CB의 콜옵션을 확보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엠은 그간 여러 테마에 오르내리며 CB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해 왔는데요. 이 과정에서 공시의무를 위반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해 아이엠은 니켈, 희토류 등 광산사업과 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소식에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아이엠은 신사업 추진 1년만에 손을 떼고 접었지만, 아이엠으로부터 CB를 인수한 투자자들은 수십억원의 차익을 챙겼습니다. 당시 아이엠은 7회차 CB(65억원)를 모두 만기전 취득해 재매각했지만, 해당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됩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2021년 말 증권의 발행 및 공시 등에 관한 규정이 개정된 이후 이사회 결의를 통해 발행 된 CB의 경우 만기전 취득 후 재매각 시에 해당사실을 공시해야한다”면서 “공시가 이뤄지지 않았다면 공시위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무자본 M&A '의혹' 금성축산진흥과 아이엠
 
(그래픽=뉴스토마토)
 
시장 일각에서는 기업사냥꾼 등 특정세력이 아이엠을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 아이엠의 최대주주 변경 이후 행보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많습니다. 아이엠은 지난 2021~2022년 2차례 최대주주가 변경됐는데요. 지난 2021년 8월 ‘금성축산진흥’이 50억원 규모의 유증에 참여하면서 최대주주가 변경됐으며, 5개월여 만인 이듬해 1월 타이거플러스알파조합이 유상증자에 참여해 최대주주에 올랐습니다.
 
아이엠의 최대주주가 금성축산진흥에서 타이거플러스로 변경되던 당시 아이엠의 타법인 인수는 다소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습니다. 아이엠은 최대주주가 타이거플러스로 변경된지 2개월여만인 2022년 3월 에이팀하모니 1호 사모투자 합자회사 지분 38%를 50억원에 취득했는데요. 에이팀하모니가 금성축산진흥의 자회사입니다. 당시 금성축산진흥이 에이팀하모니 지분 74.4%를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자금흐름을 보면 ‘금성축산진흥→아이엠→금성축산진흥’입니다. 아이엠이 이전 최대주주의 자금을 보전해준 셈입니다. 때문에 금성축산진흥이 여전히 아이엠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김태동 아이엠 대표 역시 금성축산진흥이 최대주주에 오르면서 대표로 선임한 인물입니다.
 
금성축산진흥은 아이엠을 비롯해 바이오로그디바이스(208710), 이엔플러스(074610) 등 과거부터 무자본M&A 의혹을 여러 차례 받아왔던 곳입니다. 아이엠 인수 당시에도 바이오로그디바이스로부터 24억원을 차입했고, 부동산담도대출 등으로 나머지 26억원을 마련했습니다. 금성축산진흥은 아이엠으로부터 50억원의 자금을 돌려받은 후 장외매도를 통해 지분율을 5%미만으로 낮춰 지분공시 의무를 피했습니다.
 
익명의 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이엠의 경우 무자본 M&A 세력을 비롯해 여러 투기세력들이 엮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이어 “주총 전후로 CB 블록딜 및 주식전환이 이어질 수 있다” 말했습니다.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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