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SK텔레콤(017670)이 SK 계열사를 대상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 적용에 나섭니다. 우선 SK㈜, SK E&S가 대상입니다. 사내에서 적용하고 있는 AI 서비스의 매출처를 처음 마련한 것인데요.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올해를 AI 성과 가시화 원년으로 선언한 만큼 추후 SK 계열사, 외부 기업으로 확산될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5일 SK텔레콤에 따르면 5인으로 구성된 사외이사들은 지난달 22일 SK㈜와 SK E&S를 대상으로 SK텔레콤의 AI 서비스를 구축하는 안에 대해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사외이사들만 참석하는 사전보고회 자리로, SK텔레콤은 통상 이사회 개최 전 안건자료를 받아 세부적인 설명을 듣고 논의합니다.
이날 논의된 것은 SK텔레콤의 사내 지식정보 검색 AI 서비스 등과 같이 생성형 AI 구축 플랫폼을 SK 계열사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인데요. 회사 관계자는 "그룹 기조가 AI 혁신을 당부하고 있고, AI로 체질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도 있다"며 "AI 서비스 적용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회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SK텔레콤 T타워 전경. (사진=뉴스토마토)
앞서 SK텔레콤은 사내업무에 AI를 적용해 왔습니다. 구성원들부터 AI로 일하는 방식을 변화시키겠다는 목적에서 출발했죠. AI를 활용해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하거나 생성형 AI와 조직내 문서를 결합해 문서의 탐색과 문의 응답을 자동화하는 영역에서 활용됐습니다. 가령 AI로 보도자료 초안을 작성하거나 법인카드의 발급부터 한도조정, 결제취소 등의 문의 에 AI가 자동으로 답변하는 식입니다. 지난달에는 인텔리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AI를 활용할 수 있는 사내포털 AI원(AI ONE)도 내놨습니다. 그동안 단편적으로 제공됐던 사내 AI 솔루션을 통합한 형태로, AI를 적용하고자 하는 기업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단일 인터페이스로 통합해 제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SK텔레콤의 에이닷엑스, 오픈AI의 챗GPT, 앤스로픽의 클로드 등 다양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활용하도록 해 범용성도 높였습니다.
SK텔레콤은 AI 구축 플랫폼 상용화 버전 AI원을 공개하면서 다른 계열사, 글로벌 통신사 파트너와의 협업을 공고히 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요. SK㈜와 SK E&S 적용이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계열사 용역 발주를 시작으로 B2B 매출 확대를 노리겠다는 계산도 깔려있습니다. 유영상 대표는 올해를 AI 성과를 거두는 한 해로 만들겠다고 연초부터 강조해 왔습니다.
업계에서는 외부 고객 유치 전 계열사로 AI 서비스 도입을 높이는 것은 수순으로 보고 있습니다. 매출 확대에도 용이하지만, 시범서비스 적용을 통한 서비스 개선과 업종별 유즈케이스를 확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삼성에스디에스(018260)(삼성SDS)도 메일·메신저 대화 요약, 메일 초안 작성 등을 도와주는 기업용 생성 AI 서비스 브리티 코파일럿과 클라우드 기반 기업용 생성형 AI서비스 플랫폼 패브릭스를 내놓으면서 연내 삼성그룹 전 계열사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AI 사업에서 실적을 내겠다는 포부를 나타내고 있는데, 일차적으로 그룹 계열사를 공략하는 모양새"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