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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6월 18일 18:24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쌍용C&E가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에서 미매각됐다. 이번 흥행 실패는 이전 재무부담 증가로 신용등급이 하향된 가운데서도 시장의 수요를 이끌만한 수준의 금리가 형성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현재 대주주인 사모펀드로의 배당 확대 기조가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C&E의 1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에 300억원 못 미치는 700억원 투자수요를 모으는 데 그쳤다. 이번 채권 발행에선 KB증권,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사를 맡았고 미매각된 액수는 주관사들이 나눠 인수할 예정이다.
(사진=전자공시시스템)
내역별로 살펴보면 2년물 700억원, 3년물 300억원으로 만기를 구성한 쌍용C&E는 2년물에서 380억원, 3년물에서 32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3년물은 모집액을 간신히 채우는 데 성공했지만 700억원 규모 2년물은 모집액의 절반에 그쳤다.
이 같은 흥행 실패는 앞서 완전자회사 편입으로 인한 재무안정성 저하로 등급전망이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쌍용C&E는 올해 초 자기주식 매입에 따른 재무부담이 확대되면서 신용등급(A0) 아웃룩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됐다.
여기에 더해 발행 채권 금리도 시장의 외면을 이끌었다. 쌍용C&E의 발행금리는 연 5.5% 수준에서 형성했다. 그러나 쌍용C&E는 이번 공모 희망금리밴드 상단을 이보다 10~20bp(1bp=0.01%포인트)가량 낮춰 잡았다. 이를 두고 개별민평금리가 2년물은 4.4%, 3년물은 4.6% 수준이었던 반면 밴드 상단을 +80bp로 둔 것으로는 메리트를 부각시키지 못했다.
(사진=쌍용C&E)
쌍용C&E는 이번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600억원까지 증액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투자수요 미달로 결국 발행 규모는 1000억원으로 확정됐다. 이번 자금조달의 목적은 차입금 상환이다. 이달 만기가 도래하는 3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비롯해 9월 1550억원, 10월 400억원 등 2250억원 규모다.
한편 시장에선 쌍용C&E의 대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코로의 배당 기조 강화가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회사의 기본 사업이 부진하지만 완전자회사 편입과정에서의 재무 구조 악화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김현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쌍용C&E는 2019년부터 폐열발전 설비와 순환연료 설비 등의 투자 확대, 환경사업 관련 인수합병 등으로 현금유출이 증가했다”라며 “지난해 레미콘사업 매각을 통해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순차입금이 감소세로 전환했지만 자기주식 매입에 따라 재무안정성이 저하됐다”라고 설명했다.
강성모 한국신용평가 연구원도 “공개매수와 상장폐지 이후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코의 지배력이 추가적으로 강화됐다”라며 “배당금 지급을 포함한 주주환원 정책, 경영권 매각 본격화 가능성이 있는 만큼 경영 전반의 변화 요인에 대해서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