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를 위한 프로그램이 더욱 다채로워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일회성 교육에서 벗어나 1인가구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내용으로 프로그램이 진화하고 있는데요. 관련 후속 모임도 생겨나면서 프로그램이 연속성을 갖고 탄탄해지는 모습입니다.
(그래픽=서울시)
저는 최근 지역에서 운영하는 에세이 수업을 들었습니다. 매번 건조한 기사를 쓰다 보니 감성을 잃어버린 것 같아서 에세이 강의를 듣게 된 건데요. 5회기 정도에 걸쳐 에세이 작가가 에세이 장르의 특징, 도입·마무리 부분 작문 방법, 흥미로운 주제 선정 등에 대해 강의했습니다. 수업을 듣는 수강자들 간 합평의 시간도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자신의 글이 어떻게 읽힐까 걱정돼 쭈뼛거리는 이들이 많았지만, 마지막 시간에는 서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합평을 듣기 위해 서로 손을 드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글 관련 강의를 들은 것이 저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책을 엮어서 발행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어서 3년 치 일기를 모았던 좋은 경험이 있습니다. 글쓰기 관련 여러 프로그램이 생겨나면서 본의 아니게 연계가 됐네요. 최근에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가 제일 취약한 요리, 정리에 관한 교육도 듣습니다. 자취 생활은 길었지만, 그동안 미처 몰라 놓쳤던 기본들을 지자체 교육을 통해 보충하고 있습니다. 1인가구인 저에게 이런 프로그램은 유익 그 자체입니다.
서울시는에서는 1인 가구를 위한 '1인 가구 지원센터'를 25개 전 자치구에서 운영 중입니다. 운동, 글쓰기, 경제, 상담, 안전 등 216개의 생활 밀착형 프로그램이 무료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서울시 1인가구포털 '씽글벙글 서울'이나 지자체 홈페이지, 카카오톡 친구추가를 통해 쉴 새 없이 오르는 공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스케줄을 미리 체크해야 할 정도로 쏟아지는 1인가구 프로그램 덕에 저녁이 풍성해지고 있습니다.
비슷한 환경에 놓인 이들과 교류를 하다보면 뜻이 맞는 사람들도 찾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에세이를 놓지 않고 강제로라도 쓰기 위해 에세이 후속 모임을 최근 시작했습니다. 다들 같은 마음이더군요. 혼자서 블로그나 브런치를 통해 글을 발행하겠다고 결심했으나 수업이 끝나고 글쓰기가 멈췄다고요. 그래서 후속 모임을 통해 서로를 독려하면서 글을 쓰면 좋겠다고 마음을 모았습니다. 첫 모임에서는 원하는 작가의 책을 구매했고 다음에 모일 때까지 읽어오기로 했습니다.
저는 워낙 이런 정보를 잘 찾아다니는 사람입니다. 굉장히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직 제 주변 1인가구들 중에 이런 정보를 아는 사람은 아주 드뭅니다. 아직은 아는 사람들만 알아서 그들이 지속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분위기입니다. 1인가구가 매년 늘어가면서 고충을 호소하는 1인가구들도 덩달아 늘고 있습니다. 여러 교육 필요성, 심리적 지원, 커뮤니티 활성화 등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지요. 각종 모임을 찾아 전전하는 이들에게 건설적인 프로그램이 보편화되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