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6월 19일 18:03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2022년부터 급격히 냉각된 대구광역시 주택시장. 이전까지 ‘분양 불패’를 자랑하던 대구에서는 신규 공급 주택들의 미분양 사태가 지역 경제의 큰 문제로 떠올랐다. 특히 대구지역에서 공격적인 분양을 추진한 건설사들은 미분양으로 인해 실적이 큰 폭으로 악화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한 신세계건설과 ‘후분양’에도 대거 미분양이 발생했던 자이에스앤디 등은 대구지역 분양사업으로 손실을 피하지 못한 대표적인 사례다. <IB토마토>는 대구지역 미분양에 영향을 받은 건설사들의 재무 상황을 짚어보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지난해 적극적인 주택사업에 나서며 영업실적을 대폭 끌어올린 두산건설이 최근 대구에서 청약 미달의 쓴맛을 봤다. 다만, 대구에서 오랜만에 공급된 선분양 단지여서 준공 후 미분양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두산건설은 지난해 호실적에도 재무건전성 개선 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실정이다. 재무적 개선 노력과 함께 수익성 등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역시 주택 공급을 비롯한 건축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두산건설이 대구 북구에 분양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 조감도.(사진=두산건설)
대구 북구에 ‘랜드마크’ 아파트 분양…초기 분양률은 '저조'
19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달 말 진행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의 1·2순위 청약 결과 1069가구 모집에 총 445건 만이 접수됐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0.42대 1이었다. 전용면적 84~143㎡는 모두 청약이 미달됐고, 펜트하우스인 전용 191㎡ 3가구 만이 2순위 청약에서 접수 건수를 채웠다.
대구광역시 북구 학정동 732-1번지 일원에 공급되는 지하 2층, 지상 29층, 14개 동, 1098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이 단지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750만원이다. 신영부동산신탁이 시행을, 두산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가장 작은 면적인 전용 84㎡가 최고 5억3800만원부터 시작하고, 전용 191㎡ 펜트하우스의 분양가는 21억5300만원에 달한다. 지난 2022년 대구 북구에서 분양된 ‘화성파크드림 구수산공원’의 분양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공급된 것을 고려하면 시행·시공사가 최근의 물가 상승분을 분양가에 거의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인근 단지 시세와 비교하면 저렴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대구지역의 경우 1·2순위 청약에서 청약통장을 접수해 주택을 분양받는 수요가 많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면서 “이 점을 감안해 초기 계약률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점진적으로 계약을 이끌어내는 방식으로 분양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했다.
이 단지의 정당계약은 지난 17일부터 시작됐다.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중도금 전액 무이자 등 수분양자들의 자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계약 조건을 내세웠다. 다만 현재까지의 계약률은 공개되지 않았다.
특히 두산건설은 신영부동산신탁과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시티의 시공 계약이 체결된 상태다. 선분양 단지이기 때문에 향후 공정 진행에 따라 기성을 지급받는다면 이 단지의 저조한 초기 계약률과는 무관하게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단지는 BNK금융그룹으로부터 약 32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금 조달을 받았다. 2027년으로 예정된 입주 시점까지 모든 가구에 대한 계약이 완료된다면 두산건설은 무난히 이 단지 시공을 마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도 적극적인 주택사업…영업실적 따라 재무건전성 성패
두산건설은 올 들어 4건의 주택 분양을 진행했다. 올 1월 인천에 공급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계양’은 평균 3.91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한 달여 만에 모든 계약을 완료했고, 경기 용인시 ‘두산위브더제니스 센트럴 용인’ 역시 평균 2.9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7174억원, 영업이익 60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매출 1조1905억원, 영업이익 301억원)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44.2%, 102.3% 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는 전년 동기(3548억원) 대비 약 1500억원 가량 성장한 4964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21억원에서 262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넉넉한 수주잔고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연결 기준 8조3531억원이던 계약잔액은 올 1분기 8조845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매출(1조7174억원)의 5배 수준에 달한다.
주택을 중심으로 한 국내 건축사업의 매출 비중이 증가하며 이 같은 실적 성장세가 실현됐다. 지난 2022년 전체 매출 가운데 79.8%를 차지했던 국내 건축은 지난해 86.8%, 올해 1분기 88.3%로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두산건설의 재무건전성, 특히 결손금 누적으로 인해 높아진 부채비율은 조속해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해 1분기 회사는 4840억원의 결손금을 인식했다. 지난해에도 두산건설의 결손금 규모는 5389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자본총계는 2603억원으로 전년(3415억원) 대비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 역시 422.2%에서 539.7%로 증가했다. 영업실적 성장으로 결손금 규모를 축소하는 등 재무건전성 회복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까지 당사 공급 물량의 미분양이 ‘제로(0)’를 기록하는 등 우수한 실적을 기반으로 올해도 주택사업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며 “건축과 토목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을 위해 수주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라고 말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