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인천 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SSG 랜더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였습니다.
양 팀이 6대6으로 맞선 9회 말 SSG의 마지막 공격 때 2사 1,2루 찬스에서 이지영의 안타가 나왔고 2루 주자 에레디아는 혼신의 힘을 다해 홈으로 달렸습니다. KIA 소크라테스는 끝내기 패배를 막기 위해 곧바로 홈으로 송구했습니다. 생중계 영상에선 일단 에레디아가 홈을 쓸고 지나가는 게 빨라 보였습니다. 끝내기 득점으로 승리를 확신한 에레디아는 세레모니를 펼쳤습니다.
지난 13일 인천 미추홀구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 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SSG 랜더스가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7-1로 승리를 거뒀다. (사진=뉴시스)
당시 주심의 판정은 에레디아의 태그아웃이었습니다. 주심은 에레디아가 슬라이딩 과정에서 홈플레이트를 스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중계 방송의 느린 화면으로 보면 에레디아는 홈 플레이트 끝부분을 손으로 쓸고 지나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SSG의 승리가 날아갈 뻔한 엄청난 오심이었습니다.
하지만 SSG는 비디오 판독을 통해 오심을 바로잡지 못했습니다. SSG 벤치에서 이미 2번의 비디오 판독 기회를 모두 소진했기 때문에 다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없었습니다. 주심의 판정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승부는 연장으로 돌입했습니다. 연장에서 패할 경우 너무나 억울할 뻔했던 SSG는 다행스럽게도 10회 말 경기를 끝냈습니다.
당시 경기를 보면서 만약 포스트시즌에서 이러한 오심이 나왔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습니다. 1경기, 1경기가 중요한 포스트시즌 경기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패배한 야구팬들의 스트레스가 상당할 겁니다. 심판진도 엄청난 비난에 시달릴 게 분명합니다.
이전 시즌에만 해도 심판진 판정이 어려울 경우, 심판진이 자체적으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심판진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비디오 판독 신청이다 보니 각 팀의 유불리 논란이 발생해 아예 심판진의 자체 비디오 판독 신청도 없어졌습니다.
그럼에도 오심을 바로 잡을 수 있는 규정은 반드시 필요해보입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축구의 사례를 참고하는 것이 필요해보입니다. 축구에서 VAR(비디오 판독)을 통해 골 여부를 판정하듯이 야구에서도 홈 승부 땐 무제한으로 비디오 판독을 신청할 수 있게 하는 겁니다.
사실 야구 1경기에서 홈 승부 때 비디오 판독을 할 만큼 박빙인 상황은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승패를 가르는 중요 승부 지점이기 때문에 경기의 공정성을 위해서라도 홈 승부에서 비디오 판독 무제한 신청은 반드시 필요해 보입니다. 경기가 조금이라도 지연되는 것보다는 확실한 판정으로 승패를 결정짓는 게 낫지 않을까요.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