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표진수 기자] 현대차 노사가 올해 임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노사 상견례 후 8차례 교섭이 이뤄졌으나, 임금 인상률 등 입장차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5년간 이어온 임금협상 무분규 타결이 깨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21일 현대차 노조 등에 따르면 노조는 24일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같은 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조정 중지 결정 여부도 나옵니다. 과반이 파업에 찬성하고 중노위가 노사 입장 차이가 크다고 판단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릴 경우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이 가능합니다.
앞서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 울산공장에서 열린 8차 교섭에서 올해 임금 협상 결렬을 선언했습니다. 회사는 노조에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금 350%+1450만원, 글로벌 누적 판매 1억 대 달성 기념 품질향상격려금 100%와 주식 20주 지급을 제시했습니다.
현대차 양재 본사 앞에서 현대차 노조가 파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표진수기자)
하지만 노조는 이 제시안이 조합원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단해 교섭장에서 퇴장했습니다. 노조는 기본급 15만90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과 전년도 순이익 30%를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인상, 금요일 4시간 근무제 도입, 연령별 국민연금 수급과 연계한 정년 연장(최장 64세) 등을 회사에 요구했습니다.
노조는 "지난해 조합원들이 올린 성과에 미치지 않는 안을 회사가 제시했다"며 "정년 연장 등에 대해서도 회사가 별다른 안은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갈등이 지속되면서 일각에서는 5년 연속 무분규 타결이 깨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지난해에도 현대차 노사는 17차례 팽팽한 교섭을 이어오다 파업 위기까지 치닫기도 했습니다.
6년 연속 무분규 타결을 기대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올해는 현대차 노조는 어느 때보다 강경한 모습입니다. 지난해 역대급 실적을 기록했는데도, 2022년부터 지급해 왔던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성과급의 경우 사측이 지급할 의무는 없지만 지급 방식을 일방적으로 임금 협상에서 지급하겠다고 통보해 노조가 특근을 일시적으로 거부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노조 지부장에 강성 성향을 가진 인물이 당선됐습니다. 문용문 현대차 노조 지부장은 지난 2012~2013년 4대 지부장을 지내면서 정리해고 반대 투쟁으로 구속된 전력이 있고, 재임 시절 2년간 총 22차례의 부분파업을 주도한 '초 강경파'로 분류됩니다.
표진수 기자 realwat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