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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진출한 다수의 바이오 기업이 위기에 몰렸다. 기술특례기업에게 적용된 관리종목 지정 유예 기간이 올해를 마지막으로 종료되며, 내년부터는 모든 조건에 적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IB토마토>는 올해 유예 기간이 종료되는 기업들이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김혜선 기자] 의료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인
제이엘케이(322510)가 상장 당시 추정한 목표 실적과 멀어지면서 관리종목 지정 위험에 노출됐다. 당기순손실 누적으로 자본총계가 쪼그라든 가운데, 유예기간이 종료된 직후인 지난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하 법차손)이 자기자본의 50%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법차손 요건은 '3년간 2회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는 만큼 제이엘케이는 미국 진출 등을 통해 내년까지 재무구조와 실적 개선에 사활을 건다는 계획이다.
(사진=제이엘케이)
멀어진 목표 실적에 영업손실 지속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엘케이가 올해 1분기 37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직전연도 동기(12억원)보다 악화된 수치며, 상장 당시 목표한 실적을 여전히 달성하지 못했다.
제이엘케이는 의료 AI 솔루션 기업으로 지난 2019년 12월 기술특례상장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등장했다. 상장 당시에도 적자 상태였지만, 2021년부터 매출액 261억원, 영업이익 31억원을 시작으로 2022년(484억원, 224억원)을 거쳐 수익성 개선을 이어나가려 했다.
그러나 상장 직후인 2020년 매출액은 45억원에 그쳤으며, 영업손실은 75억원 만큼 발생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매출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고, 지난해에도 71억원의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지난해 법차손 요건 적용…내년까진 '노심초사'
문제는 지속적인 영업손실로 인해 관리종목 지정 요건에 적용될 위험에 노출됐다는 점이다. 관리종목 지정 사유 중 법차손 요건의 유예기간이 지난 2022년 종료된 상황에서 이미 지난해 한차례 적용됐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의 코스닥 시장 관리종목 지정 사유 및 퇴출 요건에 따르면 △법인세비용차감전계속사업손실이 자기자본의 50% 초과한 경우가 최근 3년간 2회 이상(기술성장기업 3개 연도 미적용) △매출액 최근 사업연도 30억원 미만(기술성장기업 5개 사업연도 미적용) △최근 사업연도말 자본잠식률 50% 이상 등이 있다.
제이엘케이는 지난해부터 법차손 요건 유예기간이 해제된 가운데, 법차손(73억원)이 자본총계(117억원)의 64.4%에 달하면서 해당 요건에 적용되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도 1분기 밖에 지나지 않았음에도 법차손이 39억원 발생하면서 자본총계(90억원)의 43.33%에 달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도 법차손 50%가 넘어가면 '최근 3년간 2회 이상' 조건에 해당해 관리종목에 지정될 수 있다.
다행히 이외 관리종목 요건에는 적용되지 않지만, 법차손 항목은 '최근 3년간 2회 이상'이라는 조건이 있다. 관리종목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위해서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까지도 실적 개선세가 이어져야 한다.
업계에서는 제이엘케이가 법차손 요건에서 벗어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유상증자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유상증자를 진행하게 된다면 자본총계가 늘어, 지금까지와 비슷한 규모의 법차손이 발생하더라도 50% 이상에서 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제이엘케이는 상장 이후 보유한 유동성 자금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어 현금 확보를 위해서라도 유상증자가 필요해 보인다.
실제 올해 1분기 말 기준 제이엘케이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기타금융자산 포함)은 80억원 수준이다. 상장해인 지난 2019년 말 358억원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했지만, 바로 다음해인 2020년말 181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22년(85억원)과 지난해(64억원)를 거쳐 현재 수준까지 줄었다.
다만, 제이엘케이 측은 법차손 요건을 해소할 준비가 끝났다는 입장이다. 유상증자 계획 등은 공시 사항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 밝힐 수 없지만, 최근 본격화되고 있는 미국 시장 진출을 필두로 법차손에서 벗어나기 위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제이엘케이는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AI 솔루션 JLK-LVO의 인허가 신청을 완료했다. JLK-LVO는 혈관조영 CT 이미지를 통해 대혈관 폐색(LVO)을 신속하게 검출하는 인공지능 기반 솔루션이다. 미국의 LVO 검출용 AI 솔루션 보험수가가 국내보다 수십 배 이상 높은 회당 약 142만원(1040달러)으로 책정된 만큼 퀀텀 점프 수준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병원 간 이동 거리가 긴 미국에서 신속한 뇌졸중 진단, 시술 이송 결정 등이 더욱 중요한 만큼 자체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인 스냅피(Snappy)에 솔루션을 탑재해 제공할 전략이다.
제이엘케이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유상증자 계획 등은) 공시 사항이라 알릴 수 없지만, 우려에 대한 부분은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며 완벽하게 대비책을 세워놓았다"라며 "올해 안에 뇌졸중 인공지능 솔루션 5개 제품의 FDA 신청을 완료해 보험수가가 높은 미국 의료 시장 진출을 통해 매출 향상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혜선 기자 hsun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