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윤영혜 기자] 서울에서 타 지역으로 이주하는 '탈서울' 행렬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순이동'은 전입 인구에서 전출 인구를 뺀 수치인데요. 시도별로 살펴보면 서울은 순유출이 늘고, 인천·경기는 순유입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하는 수요자들이 경기, 인천으로 등 떠밀려 이동하는 모양새입니다.
순유출 1위는 '서울'…등 떠밀려 '경기·인천'으로
통계청이 26일 발표한 '2024년 5월 국내 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자 수는 49만8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보다 0.1%(1000명) 증가했습니다.
전년 대비 이동자수는 지난해 10월부터 5개월 연속 증가하다 3월 감소로 돌아섰지만, 4월부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 2개월 연속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월 기준 국내 인구이동자 수는 지난 2021년 55만7000명에서 2022년 52만3000명으로 떨어진 후 지난해에도 49만7000명으로 또 떨어졌습니다. 이후 올해 증가로 돌아선 셈인데요.
인구 100명당 이동자 수를 나타내는 '인구이동률'은 11.5%로, 전년보다 0.1%포인트(p) 증가했습니다.
총 이동자 중 시도 내 이동자는 전년보다 1.6% 증가한 67.1%, 시도 간 이동자는 2.8% 감소한 32%를 차지했습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순유입과 순유출의 차이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기 6224명, 인천 1445명, 충남 1442명 등 5개 시도는 순유입을 보였습니다. 반면 서울 -5883명, 부산 -1204명, 경남 -946명 등 12개 시도는 순유출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순이동률로 살펴보면 충남 0.8%, 충북 0.7%, 인천 0.6% 등이 순유입, 서울 -0.7%, 부산 -0.4%, 울산 -0.4% 등이 순유출됐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여전히 서울 선호 사상이 강해 서울 집값 및 전셋값 강세가 되고 주변 지역으로 등 떠밀려 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5월 국내 인구이동통계.(그래픽=뉴스토마토)
서울 주택가격, 두 달째 '오름세'
이 같은 탈서울 현상은 최근 서울 집값 상승에 따른 영향으로 보입니다. 전국적으로 가라앉았던 부동산 시장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는 건데요.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지만 지방은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2024년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서울 주택종합 매매가격은 0.14% 올랐습니다. 지난 4월 0.09%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기록한 건데요. 수도권 주택 매매가도 지난달 0.02% 오른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서울 주요 지역과 인기 단지 위주로 매수 심리가 살아나고 수요가 몰리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도 호재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실제 아파트의 매매 거래를 보면 서울은 전월 대비 0.20% 올랐고 수도권도 0.05% 상승했습니다. 주택 전체 매매 거래지수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다만 수도권 내부로 살펴보면 지역별로 엇갈립니다. 서울은 추가 상승 기대 심리의 영향으로 선호단지 위주로 매수 문의가 꾸준하고 간헐적 거래 후 매도 희망가격이 상승 중입니다. 인천(0.07%)은 부평·계양·중구에서 상승하며 하락에서 상승 전환했으나, 경기(-0.08%)는 지역별로 상승·하락이 혼재된 가운데 양주·안성시·고양 일산동구 위주로 하락했습니다.
올해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는데요. 건축비 상승으로 재개발·재건축은 물론 신규 주택 공급까지 제한된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일각에서는 서울 집값이 폭등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일단은 추석까지는 상승 분위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올해 말이나 내년까지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미국 금리 인하 시점 등 분위기에 따라 변동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가 뿌옇게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윤영혜 기자 yy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