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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토마토 황양택 기자]
우리금융지주(316140)가
롯데손해보험(000400) 인수에 나서면서 매각 완수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우리금융은 본입찰을 코앞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금융과 롯데손보의 매각가 입장 차이가 줄어들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새 회계제도에서 우수한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과 투자영업 불안정성이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본입찰 눈앞…실사 후 최종 결정
27일 금융업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인수를 추진 중이다. 현재 공개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며 본입찰을 앞두고 있다. 본입찰은 오는 28일로 예정됐다. 우리금융 측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최종 의사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실사를 한 다음에 본입찰에 참여하는 과정”이라며 “본입찰이 다가온 만큼 실사는 어느 정도 마친 상황으로 봐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본입찰 참여 여부는 공개하기 어렵고, 계속 검토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롯데손해보험)
매각 대상은 빅튜라가 보유한 롯데손보 지분 77%다. 빅튜라는 사모펀드 JKL파트너스가 지난 2019년 롯데손보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사모펀드가 인수한 지 6년 차에 접어든 만큼 엑시트(투자금 회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손해보험사의 매력은 큰 것으로 평가된다. 손해보험사는 생명보험사 대비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향후 수익성과 성장성이 높게 점쳐진다. 롯데손보는 중위권 보험사로 수익성과 자본적정성 측면에서 MG손해보험이나 악사손해보험 등 다른 매물에 비해 유리한 고지에 서 있다.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 문제를 해결한 만큼 보험사 포트폴리오 확장에 힘 쏟고 있다. 생명보험에서
동양생명(082640)과 ABL생명을 패키지로 가져간 가운데 롯데손보까지 추가 인수하면 중위권 생명보험사, 손해보험사 둘 다 갖추게 된다.
롯데손보는 특히 새 회계 기준인 IFRS17에 맞춰 보험영업 포트폴리오를 장기 보장성보험으로 집중, 보험계약마진(CSM)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CSM은 보험사의 미래이익 창출 능력을 뜻한다. 올 1분기 기준 롯데손보의 CSM 규모는 2조4306억원이다. 보험영업에서 가장 중요한 장기보험 손익은 CSM을 일정 부분 상각하면서 인식한다.
롯데손보가 높은 가격을 요구하는 이유도 CSM에 있다. CSM은 보험사 핵심 수익성 지표인 만큼 보험업종 밸류에이션을 산출하는 데 적극 활용된다. 그동안 업계서 거론됐던 JKL파트너스 측의 희망 매각가는 2.5조~3조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희망 매각가가 과도하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금융투자 업계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해도 1.5조원 안팎이 적정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2조원이 넘어서는 금액이 나오려면 가정 산출에 적용하는 주가순자산비율(PRB)을 업계 최상위 보험사인
삼성화재(000810)나
DB손해보험(005830) 보다 높게 적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뻥튀기’ 논란이 나오는 이유다.
IFRS17 이후 수익성 의문…대체투자도 발목
롯데손보 매각에서 가장 걸림돌이 되는 부분은 보험영업과 투자영업 성장의 지속 가능성 여부다. JKL파트너스가 대주주로 바뀐 뒤 롯데손보의 순이익 추이를 살펴보면 ▲2020년 –242억원 ▲2021년 1199억원 ▲2022년 –631억원 ▲2023년 3016억원 등으로 순익이 널뛰기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IFRS17 회계로 기준이 바뀐 뒤로는 순이익이 대폭 증가했다.
다만 지난해 순이익은 회계 정책적인 부문에서 소급효과 영향이 컸다. 손해율이나 해약률 등 계리적 가정과 관련된 가이드라인을 소급 적용하면서 보험손익이 개선된 것이다. 약 3541억원 규모의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이 환입된 것으로 파악된다. 손실부담계약 관련 비용은 CSM 상각과 함께 장기보험 손익에 영향을 미치는 항목이다. 즉 회계적인 요인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보험손익과 달리 투자손익은 순이익이 양호했던 지난해에도 –727억원으로 적자를 나타냈다. 롯데손보의 투자손익은 리스크가 높은 운용자산 구성 탓에 고질적인 문제로 작용하고 있다. 앞서 2020년과 2022년 적자를 기록한 것도 투자 부문에서 발생한 손실이 원인이다.
한국기업평가(034950)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운용자산에서 당기손익-공정가치 측정 금융자산(FVPL) 비중이 33% 수준으로 업계서 가장 높다. 그만큼 투자손익 변동성에 크게 노출돼 있다는 뜻이다. 대출채권과 수익증권 형태의 대체투자 자산도 5.6조원 규모로 운용자산의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외 부동산이나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자산에서 리스크 부담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B토마토>에 “롯데손보 매각 이슈에서는 항상 가격 산정이 문제로 거론됐다”라면서 “이는 결국 롯데손보가 IFRS17이라는 새로운 회계 기준에서 양호한 수익성과 성장성을 보여줄 수 있느냐는 것인데, 보험영업 구조나 대체투자 문제 등에서 그렇지 못하다는 시각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양택 기자 hyt@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