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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기후와 밥상 물가
입력 : 2024-07-01 오후 3:23:54
올 상반기 우리 사회를 괴롭혔던 주요 사건들 중 하나는 바로 물가였습니다. 정부가 물가 잡기를 천명하고 나섰지만, 물가는 아직까지도 좀처럼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무엇보다 서민들의 삶과 직접적 관련이 있는 먹거리 가격이 나날이 오르는 점이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수년간 물가 불안의 단초 중 하나는 단연 이상 기후입니다. 지난해 물가 폭등의 계기가 된 것도 바로 사과, 배 등 과일 가격이었는데요. 이상 기후에 따른 폭염 및 폭우가 잦아지고 이에 따른 작황 악화로 과채류의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 결정적이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최근 상품 등급의 후지 사과 평균 소매가격은 10개 기준으로 3만5000원에 육박하는 수준인데요. 이는 1년 전보다 1만원 가깝게 상승한 수치입니다.
 
게다가 올해도 이 같은 과일류 소매가격은 더 올라갈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도 제기됩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달부터 수확기까지 사과와 배 공급량이 작년 동기와 비교해 각각 21.3%, 87.1% 감소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특히 올 여름 때 이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농수산가에서는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우려가 더욱 커지는 실정입니다. 이미 비상 체제에 돌입한 농수산가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이 같은 이상 기후에 따른 물가 상승은 비단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닙니다. 최근 대형마트에서는 올리브유 가격이 부쩍 오른 상태인데요. 이는 전 세계 올리브유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스페인에서 이상 기후에 따른 가뭄이 빈번해지면서, 국제 올리브유 가격이 1년 새 40% 넘게 올랐기 때문입니다.
 
기후 문제는 철저히 하늘의 뜻에 달린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 이상 기후에 따른 물가 상승은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용인되는 측면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이제는 물가 상승에 대해 기후 탓 만을 할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기후 문제를 더 이상 변수로 받아들일 수 없게 된 탓이죠.
 
앞으로 정부가 물가 안정 정책을 꾸려나가는 데 있어 기후 문제를 기본적으로 염두에 두고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된 겁니다. 이상 기후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 수급 안정, 농수산가 지원 방안, 수입 물량 조절 등에 대해 보다 정교한 방안이 빨리 구축되길 기대해 봅니다.
김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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