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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랑 끝 내몰린 지방 중소건설사
지방 중견 업체 잇단 법정관리…미분양 84%가 지방에
입력 : 2024-07-01 오후 4:27:09
 
[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부동산 경기 침체 장기화와 자금 경색으로 건설사들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특히 자금력과 브랜드 경쟁력이 약한 지방 중소건설사들이 연쇄 부도와 폐업 위기에 내몰리며 휘청이고 있습니다. 
 
1일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5월까지 폐업 신고 공고를 낸 종합건설사는 전국 240곳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월까지의 누적수치 187건 대비 53건 늘어난 수준으로, 10여 년 전인 2011년 1~5월(268건) 이후 가장 많은 수치였습니다. 
 
규모가 있는 중견 건설업체들도 예외는 아닙니다. 광주·전남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남양건설은 최근 다시 자금난을 겪으면서 기업회생절차 종결 8년 만에 또다시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앞서 부산지역 중견 건설업체 남흥건설과 익수종합건설 등 2곳도 최근 경영난으로 부도 처리 됐으며, 범현대가 건설업체인 에이치엔아이앤씨와 대창건설도 법정관리를 신청했습니다. 
 
건설사 폐업은 수도권으로 이어지고 있는데요. 경기도에 본사를 둔 시공능력평가 193위 한동건설은 지난 5월 법인회생절차를 신청했다가 최근 이를 철회했습니다. 인천 소재의 전국 176위 건설사 영동건설과 126위 선원건설, 105위 새천년종합건설 등도 회생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앞서 시평 99위인 한국건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등 줄도산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지방 주택시장 침체는 심각한 상황인데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5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6만8865가구 가운데 84.3%에 달하는 5만8066가구가 지방에 몰려 있습니다. 미분양이 갈수록 악화하면서 자금 회수가 어려워져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지요. 자금난을 겪고 있음에도 금융권 대출은 쉽지 않은 데다 기존 대출 만기 연장도 이뤄지기 힘든 상황입니다. 
 
(인포=뉴스토마토)
 
사업성 낮은 현장 지방에 몰려…연쇄 부도 우려 가중
 
모그룹이 있는 건설사는 유동성 지원을 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지방 건설사들은 사정이 다르죠. 준공 후 미분양이 증가할수록 PF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는데 정부의 PF 지원을 받기 힘듭니다. 지역 건설사들은 협력사를 중심으로 현장을 관리하기 때문에 한 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협력 업체들이 그물망처럼 얽혀 있어 함께 부도처리되는 일이 다반사입니다.
 
사업성이 낮은 현장이 지방에 몰려 있어 지방 건설사들의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높습니다. 금융당국이 발표한 부동산PF 사업성 평가가 획일적이고 정량적이란 지적도 있습니다. 
 
건설경기 침체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고금리와 고물가가 이어지면서 수주 먹거리를 확보하기도 어렵죠.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 47조5574억원이었던 건설수주액은 올해 1분기 34조2212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28% 감소했습니다. 협회는 올해 하반기 국내 건설수주는 지난해보다 10.4% 감소한 170조2000억원, 건설 투자는 전년보다 1.3% 줄어든 302조1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건설 수주가 둔화하면서 건설업계 실업률은 증가하고 있습니다. 통계청이 발표한 5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일용직은 11만6000명 줄면서 14개월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수 경기와 건설업 침체 등 여파가 지속적으로 고용 시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정부에서 내놓은 방향처럼 옥석가리는 해야하지만 상황에 따라 조이거나 풀어주는 식의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면서 "자금 확보를 위해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의 발행을 추가 확대하는 것도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건실한 사업장에 대한 선별지원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금융기관이 추가지원을 거부할 정도로 사업성이 떨이지는 곳에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고, 다 살리려고 하기보다 시장의 논리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홍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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