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지웅 기자] 22대 국회 첫 대정부질문이 파행을 맞았습니다. 김병주 민주당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정신이 나갔다"고 표현한 게 발단이었습니다. 여야 의원 사이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고, 본회의는 정회 후 결국 산회했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일 국회에서 열린 제415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 뒤늦게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날 파행은 김 의원이 한덕수 국무총리를 상대로 질의를 하던 중 "우리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되 한일 관계는 개선해야 한다"며 "그런데 여기 웃고 계시는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은 논평에서 '한미일 동맹'이라고 표현했다"고 말하면서 시작됐습니다.
김 의원은 "독도에 대한 야욕을 가진 나라와 어떻게 동맹하나"며 "국민의힘은 '한미일 동맹을 더욱 굳건히 한다'고 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한미일 자유주의 동맹'이라는 말을 했다. 정신이 나가도 한참 나갔다"고 발언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즉각 사과를 요구했지만 김 의원은 아랑곳하지 않고 "사과할 사람은 국민의힘"이라며 "일본과 동맹한다는데 정신이 안 나갔나. 정신줄 놓지 말라"며 언급을 되풀이했습니다.
김 의원의 발언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유를 쏟아냈고, 일부 의원은 책상을 두드리며 "사과하라"고 여러 차례 외치는 등 격앙된 모습을 보였는데요. 권성동 의원 등은 김 의원이 있는 단상으로 나가 항의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사회를 보던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김 의원에게 사과를 권유하며 중재했지만, 김 의원은 거절 의사를 분명히 했는데요. "사과하라"는 여당과 "사과를 왜 강요하느냐"는 야당의 고성으로 장내가 일순간 아수라장이 되면서, 주 부의장은 오후 5시 54분쯤 정회를 선포했습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박 원내대표와 회동한 후 기자들과 만나 "김병주 의원이 막말을 사용했고, 사과 없이는 다시 본회의에 참석하는 게 어렵다고 얘기했다"며 "오늘은 서로 (본회의를 계속하는 게) 어렵다고 판단했고 합의하고 나온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본회의가 산회하면서 민주당이 처리를 시도한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상정도 연기됐는데요.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까지 준비했으나 미뤄졌습니다.
유지웅 기자 wisem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