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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특혜 매각 의혹 배후로 '전관' 취업 지목
한수원 1급 직원 A씨, 퇴직 4개월 만에 원전업체 취업
입력 : 2024-07-10 오후 4:00:00
[뉴스토마토 최병호·신태현·박창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에서 퇴직한 A씨가 삼중수소 관련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한 국내 업체에 '전관' 취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업체는 올해 한수원이 삼중수소를 국제 시세의 4분의1 가격으로 헐값에 매각해 특혜 의혹이 휩싸인 곳입니다. A씨는 2021년 12월 한수원 퇴직 후, 2022년 3월31일 해당 업체 사내이사로 취임했습니다. 
 
10일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12월까지 한수원에 근무했던 A씨는 2022년 3월31일 주식회사 에이젠코어 사내이사로 취임했습니다. A씨는 퇴직 당시 한수원 1급 직원이었는데요. 퇴직한 지 약 4개월 만에 원전 관련 민간회사에 취직한 겁니다.
 
<뉴스토마토> 취재를 종합하면 2021년 12월까지 한수원에 근무했던 A씨가 2022년 3월31일 주식회사 에이젠코어 사내이사로 취임했다. (사진=에이젠코어 홈페이지 캡처)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원자력 발전 관련 공직유관단체의 2급 이상 직원은 퇴직 전 5년 동안에 소속됐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에 최소 3년 간 취업을 할 수 없습니다. 취업을 하려고 한다면 인사혁신처에 취업심사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A씨가 원전업계 이사로 바로 취직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에이젠코어가 취업심사대상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인사혁신처에 따르면 자본금 10억원·외형거래액 100억원 이상, 또는 자본금 1억원·외형거래액 1000억원 이상 영리사기업체에 관련 공직유관단체에 취직하려면 취업심사를 받아야 하는데요. 에이젠코어는 2022년 당시 자본금이 10억원 미만이었습니다. 매출액은 5억4360만원가량입니다. 2023년에야 자본금 10억원을 넘었습니다. 매출액은 30억원이 조금 넘습니다. 때문에 A씨의 경우 2022년에는 취업심사 없이 사내이사 취임이 가능했습니다. 
 
그럼에도 문제는 남습니다. A씨가 한수원에 근무하던 당시 기술이전과 관련해 에이젠코어와 관련이 있다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한수원은 2017년 4월4일 '삼중수소 저장운반용기'에 관한 기술이전 공고를 올렸습니다. A씨가 특허를 내는데 관여한 이 기술은 에이젠코어로 이전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에이젠코어는 2017년 4월3일 설립됐는데요. 기술이전 공고 날짜와 설립 날짜가 단 하루 밖에 차이나지 않습니다.
 
또 같은 날 한수원은 '삼중수소 자발광유리관 제조방법', '삼중수소 계량기술'도 기술이전 대상에 올렸습니다. 에이젠코어 사업목적이 '자발광 유리관 제조 및 판매업', '방사선 동위원소 판매업'인 것도 전관 의혹을 증폭시켰습니다. 다만, 해당 기술이 이전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한수원과 에이젠코어와의 관계성은 또 다른 곳에서도 드러납니다. 언론 보도들을 보면 에이젠코어는 2022년 8월 포스코기술투자와 인라이트벤처스로부터 22억원 규모의 투자유치에 성공했는데요. 포스코기술투자는 한수원의 1호 펀드 운용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수원은 펀드 조성에 180억원을 출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한수원은 에이젠코어의 모회사 이성씨엔아이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성씨엔아이는 원자력발전소 내 원자로, 터빈, 부속 기기 등 계측제어설비를 유지·관리·정비하는 업체입니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6월 포스코기술투자·인라이트벤처스는 이성씨엔아이에 10억~30억원가량 투자했는데요. 주목해야 할 부분은 인라이트벤처스 재직 중인 대표 파트너가 이성씨엔아이 기타비상무 이사로 등록됐다는 점입니다.
 
한국수력원자력 본사 전경. (사진=뉴시스)
  
이외에도 이성씨엔아이는 한수원으로부터 여러 용역을 받고 있습니다. 2023년 이성씨엔아이가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이성씨엔아이는 한울 2발전소 계측제어설비정비용역(2020년 8월1일~2026년 7월31일. 계약금 126억3900만원), 신한울 1, 2호기 시운전정비공사(계측분야)(2015년 3월10일~2024년 4월30일. 304억4400만원), 고리 3발전소 핵심구역 과학화보안설비 설치공사(전기공사)(2022년 8월8일~2023년 12월31일. 24억7000만원) 등을 수주했습니다. 또 매출 실적 대부분을 한수원에 의존하고 있는데요. 이성씨엔아이 2021년 매출은 90억1800만원으로, 비중은 무려 98.53%였습니다. 2022년 매출은 102억5900만원, 비중은 87.08%, 2023년 매출은 126억4400만원으로, 비중은 93.80%였습니다.
 
<뉴스토마토>는 해당 의혹에 대해 한수원과 에이젠코어에 반론을 요청했습니다.
 
한수원은 "삼중수소 매각 예정가격(입찰단가) 결정을 위해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조, 국유재산법 시행령 제42조에 따라 원가조사 전문 기관 2곳에 '원가계산'을 의뢰했다"면서 "1g당 3690만1436원의 예정가격을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삼중수소 소량판매의 국제 시세가 12만달러인 이유는 삼중수소(약 3만달러)에 삼중수소 용기 제작과 운반 비용, 인허가 비용 등이 포함된 것"이라며 " 에이젠코어엔 용기 제작과 운반 등의 기술이 있기 때문에 삼중수소만 팔았고, 3만달러로 가격이 책정된 것"이라고 했습니다.
 
에이젠코어는 아무런 반론을 전해오지 않았습니다. 
 
최병호·신태현·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박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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