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상반기
삼성전자(005930) 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S24가 마이너스폰으로 유통되고 있습니다. 오는 1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공개되는 갤럭시Z플립은 단돈 19만원에 사전예약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단통법) 단속이 느슨해지면서 번호이동을 통해 회선수를 늘리려는 통신3사 전략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됩니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출시된 갤럭시S24에 대한 지원금이 대폭 확대됐습니다. 번호이동을 할 경우 지난 주말 20만원대 차비가 지원됐는데요. 지난 8일부터는 대략 10만원 정도 차비를 지원하는 수준으로 수렴되고 있습니다.
갤럭시S24의 출고가는 115만5000원입니다. 통신사별 공시지원금은 최대 기준 50만~53만원입니다. 여기에
KT(030200)와
LG유플러스(032640)는 번호이동 고객에게 전환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KT는 5만원을, LG유플러스는 1만~9만원을 제공 중입니다. 최대 15% 내외 추가지원금을 포함해 번호이동 고객이 받을 수 있는 최대 혜택은 60만5000원 정도입니다. 차비폰은 공식지원금 이상의 불법보조금이 지원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휴대폰 집단상가 판매점. (사진=뉴스토마토)
오는 10일 공개 후 12일 사전예약이 시작되는 갤럭시Z6 폴더블 시리즈에 대한 지원금도 일부 유통망은 공지하고 있습니다. 출고가 인상으로 갤럭시Z플립6 256GB는 150만원에 육박할 것으로 알려졌죠. 출고가가 제일 낮은 이 제품에 대해 번호이동을 할 경우 19만원부터 구매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전작인 갤럭시Z플립5의 출시 초기 공시지원금이 최대 48만~65만원이었던 점을 고려해도 갤럭시S24처럼 공식적으로 제공가능한 지원금 만큼의 보조금이 투입되는 것입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성지점을 대상으로 사전승낙 위반여부 실태점검을 예고했고, 사기피해주의 발령에도 나섰지만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이를 비웃듯 성지점들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업계는 단통법 폐지 논의가 진행되면서 단속이 느슨해진 영향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21대 국회에서 처리되지 못했던 단통법 폐지를 하반기 재추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가계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과제로 단통법 폐지를 제시하기도 했는데요. 통신 유통업계 관계자는 "상반기에도 단통법 폐지안 발표 이후 불법지원금에 대한 단속 강도를 낮춰 왔는데, 지금도 반복되는 모양새"라며 "없애려고 하는 법을 단속하려 하겠느냐"고 반문했습니다. 직무대행 1인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가 단통법 단속을 집중하기도 힘든 상황입니다. 단통법 단속 등은 방통위 소관업무인데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도 앞두고 있어 단통법 단속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불법보조금을 내놓는 유통망들이 통신사의 전산이 막힐 경우 다른 전산을 빌려와 영업에 나서는 등 편법 영업도 지속되고 있어 불법 보조금 단속이 쉽지 않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고객 회선 수 경쟁을 지속하고 있는 통신3사의 스팟성 정책에 따라 불법보조금 경쟁이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단속 강도가 낮아졌고,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유통망도 늘어났다"며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보조금 경쟁이 지속되는 거 같다"고 평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