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미국 워싱턴DC 메리어트 마르퀴스 호텔에서 열린 나토 퍼블릭 포럼 인도·태평양세션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러-북간 군사협력을 포함하여 북한의 군사력 증강에 도움을 주는 모든 협력을 철저하게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북러간 군사협력에 대응하는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 방침을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 D.C.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습니다. 지난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 최초로 참석한 윤 대통령은 3년 연속 참석 중 입니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 의제는 △유럽과 인도태평양 지역 상황 △우크라이나 지원 △북러 협력 강화 △글로벌 도전 대응 협력으로, 윤 대통령은 북러 군사협력을 나토와 인도·태평양 국가들이 함께 저지해야 한다는 점을 설파했습니다.
그는 "글로벌 복합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유럽의 안보와 아시아의 안보는 동전의 양면과 같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북한의 군사협력은 유럽과 인태지역의 안보를 동시에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우리가 소중하게 가꿔온 자유와 평화, 법치에 대한 거센 도전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불법적 방법을 동원한 현상 변경 시도에 계속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특히 러시아를 겨냥해서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안보리 제재 대상국인 북한과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군사·경제협력 관계를 맺는 것 자체가 스스로 유엔 체제의 근간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상임이사국으로서 응분의 책임과 의무를 다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습니다.
북러 협력을 겨냥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방침도 밝혔습니다. 그는 "대한민국은 에너지, 보건, 교육, 인프라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꼭 필요로 하는 지원을 계속하고 이를 확대해나갈 것"이라며 "내년 '나토 우크라이나 신탁기금(CAP TF)'의 기여 규모도 올해 대비 2배로 증액했다"고 설명했습니다. CAP TF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비살상 군수물자 지원을 위해 설치된 나토 신탁기금입니다.
한미 정상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 마련"
한국과 일본, 호주와 뉴질랜드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 4개국(IP4) 정상들은 북러 사이의 불법적인 군사협력을 강력히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3년 차를 맞은 IP4는 지난 2022년 나토 정상회의 이후 3년 연속 초청을 받아 '나토-IP4 간 미래 관계' 등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이들은 이번 성명을 통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조약' 체결로 대표되며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배치되는 러-북 간 점증하는 군사·경제 협력 약속에 대한 엄중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러-북의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 및 모든 위반행위의 즉시 중단을 촉구한다"고 명시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도 양자 회담을 가졌는데요. 한미 정상은 지난해 '워싱턴 선언'을 재확인하며, 북한의 핵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모든 범주의 한국 역량이 한미동맹의 연합방위태세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한미 간 일체형 확장억제 체제가 마련됐다"고 밝혔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핵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미국 역량으로 뒷받침된다"고 약속했습니다.
두 정상은 "한미 핵협의그룹(NCG) 출범 이래의 진전은 양국이 진정한 글로벌 포괄 전략 동맹이며,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상호방위 관계를 맺고 있고, 한반도의 평화, 안정 및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동의 이익을 가지고 있음을 실증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들은 △보안절차 및 정보공유 확대 △위기 및 유사시 핵 협의 절차 △핵 및 전략기획 △한미 핵·재래식 통합을 통한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 재래식 지원 △전략적 메시지 △연습·시뮬레이션·훈련·투자 활동 등에 대해 합의했습니다.
한편, 나토 사무총장과 면담한 윤 대통령은 노르웨이·영국·폴란드·룩셈부르크 정상과 각각 정상회담을 가진 윤 대통령은 2박5일 일정의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공군 1호기를 통해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