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기업공개(IPO)시장에서 균등 배정 방식 덕분에 개인투자자들의 피해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한 사람당 받는 공모주 수량이 적어 주가가 하락해도 손실이 제한적이기 때문입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신규 상장한 기업들의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습니다. 이달 들어 상장한 이노스페이스는 공모가 대비 35% 넘게 하락했습니다. 하스와 엑셀세라퓨틱스도 공모가 대비 14%가량 빠진 상황입니다. 다만 시프트업은 공모가 보다 20% 이상 상승했습니다.
이노스페이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를 밑도는 첫 거래를 마친 후 주가 회복을 못 하고 있습니다. 증시 입성 첫날 공모가보다 20.44% 낮은 3만4450원에 거래를 마쳤습니다. 상장 첫날 급락 사례는 올해에는 없었고, 작년 11월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컨텍(-29.2%) 다음으로 높은 폭락세로 기록됩니다.
이들 기업은 이미 상장 전부터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며 흥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했습니다. 특히 하스와 이노스페이스는 각각 2126.5대1, 1150.7대1의 일반 청약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그럼에도 주가가 급락하며 부진한 모습입니다.
다만 이러한 급락에도 불구하고 많은 소액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피할 수 있었는데, 이는 바로 균등 배정 방식 덕분입니다. 이들 기업의 균등 배정 물량을 보면 전체 일반공모물량 대비 12.5% 수준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균등 배정은 일반청약자에게 배정하는 전체 수량의 50% 이상을 최소 청약증거금 이상을 납입한 청약자에게 동등한 배정 기회를 부여하는 방식입니다. 지난 2021년에 도입된 균등 배정 제도는 고액 자산가에게만 공모주 청약이 유리하다는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이 도입했습니다. 다만 경쟁률이 몰리면서 한 주도 배정받지 못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는 등 운에 따른 배정 양상을 보였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에서 상장 첫날 주가가 오른다는 믿음으로 '무지성' 공모주 투자가 많아지면서, 기관투자자들은 이러한 개인 투자자들에게 주식을 떠넘기고 빠져나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분석이 많은데요. 그 결과 상장일에 유통된 물량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급락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김대종 세종대 교수는 "최근 공모주들의 주가가 부진한 이유는 과거에는 증권사들이 3개월 동안 시장조성자 역할을 하면서 공모가를 유지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역할이 여전히 필요하고, 전망이 밝지 않은 기업의 공모를 주관하는 데 있어 증권사도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한 "금융감독원에서도 IPO 시장에서 급격한 변동성을 보이거나 공모가 대비 현저히 부진한 종목에 대해서는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국거래소 IPO 기념식장 입구. (사진=뉴스토마토)
신대성 기자 ston9477@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