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준형 기자] 올해 들어
바이오스마트(038460) 주가가 급등세를 보인 가운데 12회차 전환사채(CB) 콜옵션이 ‘꽃놀이패’가 됐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발행과정에서 50%의 콜옵션을 설정하면서 최대주주의 지분율을 넘어서는 콜옵션 행사가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2021년 CB 발행 이후 지속 하락하던 바이오스마트의 주가 역시 올해 상승세를 타면서 박혜린 회장은 시가보다 저렴한 신주 취득이 가능해졌습니다.
바이오스마트, CB 콜옵션 100억 모두 행사
바이오스마트 12회차 CB 콜옵션 행사 공시. (사진=금융감독원)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바이오스마트 박혜린 회장과 윤호권 대표는 지난 19일 35억원 규모의 12회차 CB를 인수했다고 공시했습니다. 박 회장과 윤 대표가 각각 30억원, 5억원 규모의 CB를 인수했으며, 콜옵션(매도청구권) 행사에 따른 이자율은 권면액(35억원)에서 3%가량 더해진 36억여원입니다.
바이오스마트는 최근 12회차 CB의 콜옵션을 한도까지 모두 행사한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난해 10월부터 박 회장과 윤 대표에게 행사된 콜옵션은 총 60억원에 달하며, 나머지 40억원 역시 제3자에게 매각된 것으로 파악됩니다.
바이오스마트 관계자는 “최대주주 등이 가져간 60억원 외에 40억원은 최대주주의 우호 지분으로 제3자에게 매각됐다”면서 “5%룰에 따른 공시의무가 없어 공시하진 않았지만, 콜옵션 100억원은 모두 행사됐다”고 밝혔습니다.
박 회장은 그간 바이오스마트 지배력 확보에 메자닌을 적극 활용해 왔습니다. 2009년 바이오스마트 지분 8.69%를 확보하며 최대주주에 오른 박 회장은 장외·장내 매수와 함께 6~10회차 분리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워런트(신주인수권)을 확보했습니다.
BW는 이자를 지급하는 사채와 약정한 가격에 주식을 살 수 있는 워런트가 결합한 금융상품입니다. 분리형 BW의 경우 채권은 놔두고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인 워런트만 따로 매매할 수 있습니다.
분리형 BW의 경우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신주인수권만을 낮은 가격에 매수해 경영권 방어의 수단으로 악용되면서 2013년 자본시장법 개정을 통해 발행이 금지됐는데요. 박 회장은 2013년 분리형 BW의 발행이 금지되기 전까지 180억원 규모의 분리형 BW를 발행했으며, 52억원의 워런트를 인수했습니다. 인수한 워런트는 향후 주식으로 전환되며 박 회장의 지분율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막차 CB로 지배력 강화…소액주주만 지분 희석
'12회차 CB'는 콜옵션을 발판삼아 박 회장이 지분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사실상 막차 CB입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2021년 12월부터 최대주주에게 부여된 CB 콜옵션 한도를 CB발행 당시 지분율 이내로 제한했습니다. CB 콜옵션이 최대주주 등의 지분확대 수단에 이용된다는 지적 때문입니다. 다만 바이오스마트 12회차 CB의 경우 2021년 7월에 발행되면서 최대주주 지분율을 초과하는 콜옵션 부여가 가능했습니다.
분리형 BW의 워런트 인수와 함께 CB 콜옵션 행사를 통해 박 회장 및 특수관계인의 지배력도 강화됐습니다. 이번 CB 콜옵션 행사로 주식 및 전환사채권 등을 포함한 지분율은 기존 23.10%에서 25.48%로 2.38%포인트 높아졌습니다. 2014년 말 지분율이 12.58%였던 점을 고려하면 10년 새 지분율이 2배 이상 증가한 것입니다.
12회차 CB는 박 회장에겐 그야말로 꽃놀이패가 됐습니다. 바이오스마트의 이날 종가는 4345원으로 12회차 CB의 전환가(3209원) 대비 35.40% 높은 수준입니다. 주가 상승에 따른 상향 리픽싱 조건이 없는 만큼 주가 상승 시 프리미엄을 받아 CB를 매각하거나 주식전환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바이오스마트(BS)그룹의 외형 확장에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신주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소액주주들의 지분율은 희석됐기 때문입니다. 이번 12회차 CB 중 주식전환이 완료됐거나 전환이 가능 물량은 623만2471주로 발행주식총수의 26.04%에 달합니다.
지난 2014년 말 78.26%였던 바이오스마트의 소액주주 지분율은 작년 말 66.76%까지 감소했습니다. 반면 박 회장은 BW 워런트 CB 콜옵션 등을 활용해 지배력을 유지해왔고, 바이오스마트
옴니시스템(057540),
더라미(032860) 등 3개 사장사와 5개 비상장사에 지배력을 행사하게 됐습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스마트는 외부자금 조달과 M&A를 통해 외형을 키워온 회사”라며 “주가보다 저렴한 CB가 시장에 풀릴 경우 단기적으로 주가에 부정적일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바이오스마트 홈페이지 캡처)
박준형 기자 dodwo9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