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이 5개월째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의료공백 사태는 여전합니다. 시민단체들과 보건의료노조는 의정 갈등으로 인한 피해가 환자와 보건의료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병원 현장 일선에서는 전공의 부재와 환자 감소, 경영 악화 상황에서 희생을 강요당하는 건 병원 노동자인 직원들이라고 호소했습니다. 그동안 무급휴가나 연차를 강요하지 않았다던 병원들이 일방적으로 비상경영체제를 공지하고, 3개월 넘게 직원들에게 무급휴가를 강요하고 있다는 겁니다. 강제 연차를 종용하면서 아직 7월인데 연차가 1~2개밖에 남지 않은 간호사들도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하반기 전공의 모집을 앞두고 의정갈등이 해소되고 있지 않고 있는 지난 21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환자가 바람을 쐬고 있다. (사진=뉴시스)
시민사회단체들은 최근 의료계가 전국적인 토론회를 개최해 사실상 ‘꼼수 휴진’을 기획하고, 일부 교수진들은 하반기 전공의 모집에 반발하면서 갈라치기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의료개혁 문제가 의대 증원에만 함몰돼 의료 공공성을 위한 정책들이 소외되고 있다고 규탄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건강보험공단의 빅데이터를 민간에 제공하는 등의 의료 민영화 문제도 제기됩니다. 공공운수노조는 최근 성명을 내고 “진짜 의료개혁의 핵심은 의료공공성 강화”라며 “공공병상을 확충하고 지역의사제를 도입하는 공공성 확보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필수·지역의료를 강화하는 의료개혁을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할 쟁점들은 산적해 있지만, 지난 5개월 동안 생산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인 겁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진짜 의료개혁’을 주장하고 있지만, 보건의료노조는 “의사들은 틀렸고, 정부는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국민들은 의료 서비스에서 소외되면서 ‘건강할 권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